6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
전기·가스·수도 등 대부분 상승했으나, 석유류 ‘역대급 하락’
이달까지 물가 안정세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반기 상황은 아직 미지수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지만, 역대급으로 하락한 석유류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돼 아직 물가안정을 장담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국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지만, 역대급으로 하락한 석유류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돼 아직 물가안정을 장담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국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경기불황 여파로 고공행진을 벌이던 물가상승률이 올해 상반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결국 2%대까지 떨어졌다.

통계 수치상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석유류 가격의 역대급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돼 아직 전체적인 물가안정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4일 통계청은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5월과 비교했을 때는 비슷한 수준으로 보합세(0.0%)를 보였다.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2.4%) 이후 약 21개월 만이다.

최근 6개월 간 물가상승률 변동 추세를 보면 작년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등으로 점차 낮아지더니 결국 6월에는 2%대까지 내려왔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서비스 부문의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영향에 힘입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6월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4% 떨어지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경유(-32.5%), 휘발유(-23.8%), 자동차용 LPG(-15.3%) 등이 모두 하락했다.

그 결과,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7% 포인트 수준이었다.

석유류가 6월 물가상승률을 약 1.5%포인트 낮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나머지 품목은 가격이 대부분 올랐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주요 등락 품목 중 요금 인상 등과 맞물리면서 전기료(28.8%)·도시가스(29.0%)·지역난방비(36.6%)가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서비스 부문은 외식 가격(6.3%)을 중심으로 3.3%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오르고, 전월 대비로는 0.1% 떨어졌다.

최근 농심·오뚜기·삼양 등 주요 기업들이 가격 하락을 결정한 라면은 아직 인하된 출고 가격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1년 전보다 13.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1% 올라 지난해 5월(4.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의 경우 5월 3.9%에서 6월 3.5%로 0.4%포인트 떨어졌다.

김보경 심의관은 “이달까지는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물가가 많이 안정될 것 같고 하반기는 그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은 물가상승률의 상방 요인이고, 국내 경기에 따라 하방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6월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하게 되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1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떠한 수정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막겠다는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온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3차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 변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중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연말이 돼서 2% 목표대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으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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