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GDP 1조 6733억달러…전 세계 13위로 잠정 집계
경기 불황에 ‘강달러’ 현상까지 겹치면서 러시아 브라질 호주 등에 밀려
올해도 경제성장률 전망 감안했을 때 순위 상승 어려울 듯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규모가 러시아, 브라질, 호주 등에 밀리면서 전 세계 13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규모가 러시아, 브라질, 호주 등에 밀리면서 전 세계 13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의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러시아·브라질·호주보다 낮은 규모를 보이면서 3년 연속 10위권 유지에 실패했고, 한 자릿수 진입은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명목 GDP(시장환율 적용)는 1조 6733억달러로 전 세계 13위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명목 GDP는 한 나라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만큼 생산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당 국가의 경제 크기로 간주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미국이 25조 4627억달러로 중국(2위·17조 8760억달러)과 약 8조 달러 격차를 보이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일본(4조 2256억달러), 독일(4조 752억달러), 영국(3조 798억달러)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인도(3조 96억달러), 프랑스(2조 7791억달러), 캐나다(2조 1436억달러), 러시아(2조 503억달러), 이탈리아(2조 105억달러)가 10위권 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11위·1조 8747억달러)과 호주(12위·1조 7023억달러)가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한국은 그보다 낮은 13위에 머무를 전망이다.

한국은 스페인(14위·1조 5207억달러)과 멕시코(15위·1조 4597억달러)보다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의 경제규모를 100(한국=100)으로 기준을 잡게 될 경우 전 세계 1위 미국은 15배가 넘는 1522, 중국은 약 10배인 1068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253)과 독일(244)은 약 2.5배를 보였고, 영국(184), 인도(180), 프랑스(166) 등은 한국 경제규모의 1.5배 이상의 크기를 갖고 있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 8109억달러로 당시 11위였던 러시아(1조 7787억달러), 12위 호주(1조 7345억달러), 13위 브라질(1조 689억달러)보다 높은 순위였다.

이번 한국은행 전망치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해 러시아·호주·브라질의 경제규모는 모두 한국 경제규모를 추월했다.

한국의 GDP 순위는 2005년 10위를 기록한 후 10위권 밖을 맴돌다가 2018년 다시 10위에 올랐다.

2019년 12위, 202년 10위, 2021년 10위 등으로 좀처럼 한 자릿수 진입에는 어려운 모습을 보였는데 2022년에는 순위가 오히려 더 뒤로 밀려났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쪼그라든 이유는 지난해 경제 성장 동력이 부진했고, ‘강달러’ 현상까지 겹치면서 달러화로 전환한 명목 GDP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2022년 명목 GDP는 2161조 8000억원으로 2021년(2080조 2000억원)보다 약 3.9% 증가했다.

그러나 미 달러화를 기준으로 적용해 환율 상승(연평균 12.9%) 영향을 감안하면 명목 GDP 규모는 감소하게 된다.

원화 기준 명목 GDP를 보면 ▲2019년 1924조 5000억원 ▲2020년 1940조 7000억원 ▲2021년 2080조 2000억원 ▲2022년 2161조 8000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19년 1조 6510억달러 ▲2020년 1조 6446억달러 ▲2021년 1조 8177억달러 ▲2022년 1조 6733억달러 등으로 환율에 따라 수치가 등락을 거듭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 강세로 인해 환율 전환 지표들이 대부분 안 좋게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원 수출국들의 통화는 원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서 환율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명목 GDP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설명대로 이번에 한국보다 순위가 높아진 러시아, 브라질, 호주는 석유, 광물 등 원자재 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올해 우리나라 순위가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당국을 비롯해 주요 경제 기관들은 한국 경제 실질 성장률이 올해 1%대 중반 내외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아직까지 강달러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달러 환산 명목 GDP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리하게 환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지만, 주요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1.1%에서 1.2%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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