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업 인수 방향 내부 검토 중이지만, 마땅한 ‘매물’ 찾기 어려워
인수 비용 부담이지만, 은행 순수익에 대한 높은 의존도 개선 필요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비중 확대 권고’ 추천 의견 찾기 힘들어

우리금융그룹이 다각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중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우리금융 본사 강당에서 진행한 ‘2024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고 있는 모습. [우리금융그룹 제공=뉴스퀘스트]
우리금융그룹이 다각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중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우리금융 본사 강당에서 진행한 ‘2024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고 있는 모습. [우리금융그룹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공개적으로 증권사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90%를 넘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기존 증권사 중 적절한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업 수익이 거의 고점에 닿은 만큼 우리금융그룹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지 않을 경우 다른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임종룡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유안타증권, SK증권 등을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상 대상자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계획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수금액·영업지점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인수 기업을 선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다음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보험업종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2조원에 육박하는 인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금융그룹 인수설에 대해 반가운 기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의 칼자루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이 공식적으로 다른 업종 진출 계획을 밝힌 게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이 든다”며 “판매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격을 높여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보험사 인수에 높은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은행 수익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그룹의 은행 순이익 의존도는 90% 수준을 보이면서 다른 금융지주사(60~70%)들보다 훨씬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은행권 추천 종목으로 우리금융지주보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가나다 순)을 지목하는 곳이 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다변화와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 시현과 분기배당에 따른 주주환원정책 기대감으로 추천 종목으로 신한지주와 KB금융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30% 수준을 상회하는 주주 환원 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라며 “증권 자회사의 부진에도 은행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진 점 역시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심지어 최근에는 카카오뱅크를 손꼽은 곳도 등장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 상대적인 리스크 안정성과 높은 대출 성장성을 감안 시 카카오뱅크를 신규 추전 종목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최근 상생금융 등으로 은행의 기타 비용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에 1월 말과 2월 초 예정돼 있는 실적 발표에서도 우리금융그룹이 다른 곳보다 우수한 성과를 발표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은행 외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종합금융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확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증권사 인수만 성사된다면 향후 충분히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