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돌파한 미국·일본 증시와 달리 코스피 2600대에 머물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후 “속 빈 강정” 분석에 시장 기대감↓
증권가 “코스피 저평가 문제 해소에 대한 정부 의지 강한 만큼 추가 대책 지켜봐야”

지난달 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중장기인 관점에서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 방안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뉴스퀘스트]
지난달 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중장기인 관점에서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 방안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일본 증시와 비교했을 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 시장 자율에 맡기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 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단기 호재로 볼 게 아니라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3.02포인트(1.14%) 오른 1만6274.94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 '닛케이225' 평균주가도 4일 장중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도 오전 10시 40분께 이전 종가 대비 30.61포인트(+1.15%) 상승했지만, 아직 2700선 돌파까지는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이은 신고가 행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일본 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2700포인트 선에서 저항을 받고 있어 국내 투자자에게 아쉬움을 남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 사이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 온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 공시 ▲저평가 해소 우수 기업에 표창 수여 등 세정 지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업가치 제고 노력 반영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이 발표된 후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주요 이행 사항들을 기업 자율에 맡기는 등 강제성이 없고, 세부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속 빈 강정에 불과한 정책”이라는 비판까지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기적 이슈로서의 가치와 별개로 정부의 정책 의지가 확인된 만큼 중장기적 과제로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력한 정책 의지를 표출했다”며 ”만약 강제성·세제 혜택 관련 언급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은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금융당국은 기준 미달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상장폐지 절차를 단축하는 내용을 올해 업무계획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 기업도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이복현 원장은 “주주환원과 관련한 특정 지표를 만들어 그 지표에 미달했을 경우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명확한 인센티브와 페널티의 부재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이복현 원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조정을 받고 있던 저PBR 기업들의 반등이 시작된 점도 이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가치주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동향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2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인 약 7조 8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총 대비 순매수 강도가 높았던 업종들은 대부분 저PBR 컨셉에 해당했다”며 “국내 IT 관련 종목의 저평가, 가치주 관심 강화가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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