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경영 능력 입증할 시험대
국내 특수선 시장 점차 축소속, 선점 경쟁 치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수주를 높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수주를 높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양사는 향후 수출 시장 선점을 위해 이번 KDDX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사의 오너 3세 김동관(41)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이 서로의 경조사를 챙길 만큼, 절친한 사이지만 이번 수주전에서는 그야말로 피튀기는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영권 승계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이번 수주전이 두 후계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계기로 보는 시선도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4일 경찰청 국가수사 본부에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수사해 달라며 고발했다.

이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KDDX 사업 등과 관련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 부정당업체 제제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해 사업 입찰 참가제한 제재를 받지 않은데 따른 반발이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특히, 선체와 이지스 체계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KDDX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은 가운데, 올해 하반기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수행할 기업을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지만, KDDX는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기밀 유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차세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3∼2015년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관련 군사기밀을 방사청과 해군본부에서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하는 등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사청은 ‘청렴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임원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HD현대중공업의 입찰 배제 징계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25년 11월까지의 군함 입찰에서 단 1.8점의 보안 감점을 받는데 그치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5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고발장 제출은 “이해관계를 위한 고발이 아닌 국가 안보를 위한 고발”임을 강조하며 설명회를 열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자체적으로 확보한 판결문을 비롯해 공무원 형사재판 증거목록, 공무원 형사사건기록 등을 통해 HD현대중공업 임원들의 개입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2019년에 진행된 조사에서도 HD현대중공업 직원은 장보고-Ⅲ 배치Ⅱ 선행연구에 참고하기 위해 군사 비밀 자료를 열람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상급자들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레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을 상대로 이의 제기에 이어, 우선협상자 지위 등을 다투는 가처분소송까지 내 방사청의 평가와 감점 기준을 다퉈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에 있어서 적어도 오는 2025년 11월까지 모든 군함 입찰에 적용되는 1.8점 감점은 입찰에 있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충돌은 이미 예견됐다는 평가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해 조선업에 진출하면서다.

한화오션은 KDX-I뿐아니라 KDX-II 사업에서도 상세설계 및 초도함을 건조했다. KDX-II·III의 후속함 건조를 비롯해 중형 잠수함 장보고-Ⅰ·Ⅱ·Ⅲ를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102척의 수상함을 건조했으며, 한국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국내에서 건조됐거나 건조 예정인 이지스함 6대 중 5대를 수주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기밀 유출에 따른 보안 감점과 앞으로 국내 특수선 시장이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입찰 예정인 1번함을 수주를 위한 KDDX 입찰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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