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유럽에선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플랫폼
국내 게임사, 차세대 먹거리로 '콘솔 게임' 공략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어...꾸준한 개발·소통 필요"

국내 게임업계가 내년에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게임패드.[사진=연합뉴스]
국내 게임 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해외 유저들의 '콘솔' 수요에 맞춰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국내 게임 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차세대 먹거리로 해외 유저들의 '콘솔' 수요에 맞춰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출시 예정작에 콘솔 전용 또는 콘솔을 포함한 멀티플랫폼 게임을 추가하며 국내외 유저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게임사로선 기회이자 또 다른 과제다. 콘솔 시장이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20%로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이 이렇다 할 '대박 게임'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서다. 

특히나 일본의 닌텐도, 반다이 남코나 미국의 락스타 게임즈, 프랑스의 유비소프트 등 콘솔 시장에서 많은 코어팬들을 확보 중인 게임사들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다. 게임 업계 전반에서는 꾸준하게 콘솔용 게임을 발매하면서 인지도를 쌓아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 등에서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달성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 등에서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달성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 제공=뉴스퀘스트]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은 콘솔 플랫폼을 활용한 신작들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닌텐도 등 거치형 및 휴대용 게임기를 말한다. DVD나 CD플레이어와 같이 해당 기기에 게임 CD나 파일을 넣고 TV와 연결해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콘솔 이용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과 PC 게임 이용률이 각각 53.2%, 38.4%를 차지한 반면, 콘솔 이용률은 15.1%에 그쳤다. 

산업 매출액에서도 콘솔의 영향력은 극히 작다.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게임과 PC가 매출액에서 각각 58.8%, 26.1%를 차지한 가운데, 콘솔은 5% 수준이었다.

반면 세계 게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에선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콘솔'이 꼽힌다. 실제 글로벌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가 공개한 '세계 게임 시장 보고서'를 보면 콘솔 시장 규모는 532억 달러(약 69조9400억원)로 모바일(900억 달러)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달리 북미·유럽에서 콘솔이 흥행몰이를 거둔 이유로 PC 대비 저렴한 기기값이 꼽힌다. 대표 콘솔 기기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기기 값은 50만~70만원대다. 반면 이와 비슷한 게임 사양을 갖춘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대 돈이 필요하다.

PC와 콘솔박스를 모두 플레이하고 있는 양준영(30세)씨는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필요한 비용을 고려했을 때에 PC보다는 콘솔 기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콘솔 자체가 게임 전용 기기로 개발된 만큼 PC보다 플레이 환경이나 신작 발매 등에서 유리한 점들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네오위즈·넥슨 등 콘솔 게임 발매...올해 엔씨, 펄어비스 등 개발 박차 

네오위즈 'P의 거짓' 게임 포스터. [네오위즈 제공=뉴스퀘스트]
네오위즈 'P의 거짓' 게임 포스터. [네오위즈 제공=뉴스퀘스트]

향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인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용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콘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P의 거짓은 출시 28일만에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비롯해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에서 누적 판매 100만장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의 상당 부분이 플레이스테이션 에서 발생한 것도 향후 콘솔 시장의 입지를 고려했을 때 고무적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역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달성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 닌텐도 스토어에서 전체 게임 3위, 다운로드 게임 2위에 오르고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도 Top10에 랭크되면서 글로벌 콘솔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평가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뉴스퀘스트]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이미지. [펄어비스 제공=뉴스퀘스트]

다른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용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사가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PC 버전으로 출시한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의 콘솔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아마존 게임즈'와 글로벌 배급(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협의를 통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펄어비스 역시 기대작 '붉은사막'을 PC와 콘솔 등 멀티플랫폼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3'에서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유럽 이용자들의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다.

넥슨도 주요 신작 라인업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퍼스트 디센던트'의 홍보 영상을 공개하며 유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박' 보단 꾸준한 입지 넓히기...국내외 콘솔 유저 의견 반영한 콘텐츠 필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PC 버전으로 출시한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의 콘솔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아마존 게임즈'와 글로벌 배급(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협의를 통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PC 버전으로 출시한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의 콘솔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아마존 게임즈'와 글로벌 배급(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협의를 통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

업계는 연이어 콘솔 게임 개발과 출시에 나서고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이미 콘솔 시장에서 다양한 게임들을 발매해오며 코어팬들을 확보 중인 해외 게임사의 아성을 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들과 경쟁하며 한방 승부를 펼치기 보단 시장에서 차근차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PC와 모바일 게임에서 쌓아온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개발 역량이나 비용 등을 보면 해외 게임사들과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간 내에 빠른 성공을 거두려고 하기 보다는 PC와 콘솔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한 멀티플랫폼 게임들을 개발해나가면서 콘솔 시장에서 파이를 넓히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B씨도 "지금 당장 해외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리스트에 국내 콘솔 게임들이 확고하게 자리잡게 하는 것은 무리"라며 "콘솔 개발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축적했던 PC나 모바일 게임 개발 역량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콘솔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의 콘솔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 콘솔 게임을 주로 하는 유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양준영씨는 "대체로 해외 게임사들이 굵직한 콘솔 게임들을 발매하는 만큼 언어 지원이나 더빙 등에서 조금 아쉬울 떄가 있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을 개발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엑스박스와 닌텐도를 이용 중인 윤상현(27)씨도 "개인적으로는 국내 게임사들이 PC나 모바일에서 내놨던 명작들을 콘솔로도 개발을 했으면 한다"며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서 작품을 출시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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