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성진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간 사상 첫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3시 44분 경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군사분계선까지 다가갔고, 잠시 후 김 위원장이 남측 지역으로 내려왔다. 양 정상은 이후 악수를 한 뒤 김 위원장의 요청에 의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건너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에게 “내가 이 선을 넘어도 되나”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이에 “한 발자국만 넘으면 이쪽(북측) 땅을 밟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직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양정상은 곧 바로 우리측 지역으로 넘어와 판문점 자유의 집으로 향한 뒤 2층 회담장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자유의집에 마련된 별도 대기실에서 두 정상을 기다렸다.

회담장에서 마주 앉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밝은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를 시작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이번 만남에 대해 “(일부에서)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나도 깜짝 놀랐다”며 사전 조율이 없었음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오지 않았으면 민망할 뻔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도 각하(트럼프)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면서 “또 이 만남 자체가 특히나 이런 장소에서 만난 건 우리 북과 남 사이에는 분단의 상징이고, 또 이렇게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게 되는 이런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이렇게 여기서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만남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또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각하와 나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는 앞으로 각하와 이런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그런 계속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될 일들에 맞닥뜨리는 그런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는 극복하는 그런 신비로운 그런 힘으로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우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고, 또 문 대통령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역사적인 순간이다.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실 김 위원장님께 또 다른 이유에서 감사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 제가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굉장히 좀 민망한 모습이 됐었을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한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 둘은 굉장히 좋은 관계를 지금까지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 당선이 되기 전, 2년 반 전의 상황을 돌아본다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한국, 북한, 전 세계에게도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 후로 우리가 이루어낸 관계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특유의 자신의 공적에 대해 강한 어필을 햇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제가 또 그 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언론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역사적인 순간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위원장님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음을 강조했다.

이날 북미정상은 오후 3시54분부터 회담을 시작해 오후 4시51분까지 약 한 시간 가량 사실상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이어갔다.

회담 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나란히 자유의 집을 나와 북측으로 돌아가는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향후 남북정상회담 등 대화분위기 조성에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회담 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하겠다”고 밝혀 4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