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IEM·광주 TCS 관련 확진자 급증…한교총 "정규예배외 모든 집합활동 중단해 달라" 호소

26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국제학교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500명대로 올라섰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59명으로 이중 지역발생이 516명, 해외유입이 43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신규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7일(520명)이후 열흘만이다.

이날 신규확진자의 급증은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 109명이나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TCS국제학교를 비롯 IM선교회 소속의 대전 IEM 국제학교 등에서 무더기 신규확진자가 발생하며 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71명, 광주 TCS국제학교에서 109명 등 3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IM 선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대전을 시작으로 강원 홍천, 광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학교들은 모두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비인가 시설로 방역당국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전 IEM국제학교 수련생들이 강원 홍천군의 한 교회에서 생활치료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고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전 IEM국제학교 수련생들이 강원 홍천군의 한 교회에서 생활치료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고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이들 일부 증상이 있는 학생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기일 것’이라 무시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생일파티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모두가 이단이 아닌 정통 기독교 소속 단체에서 운영한 학교라는 것이 알려지며 이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가 벌어질 당시 기독교계에서는 신천지 관련자들의 출입을 막으며 이단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으나, 이후 각 교회와 소모임발 집단 감염 사태가 이어지며 ‘당신들이 신천지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조롱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해 8월 광화문 집회 당시 전광훈 목사 등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냉담한 반응이 계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IM선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돼 기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전날 "최근 대전 IEM국제학교(IM선교회)와 기도원 등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관련 시설 책임자는 즉시 사과하고, 방역 당국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협력함으로써 상황 악화를 막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면 교회의 예배를 통한 감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반면, 교회와 연관된 시설에서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아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인 관련 시설들을 통한 확산은 그 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곳을 찾는 교인들이 각각 모든 교회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결국 모든 교회의 문제"라며 "정규예배 이외의 모든 집회 및 교회 밖 집합 활동을 중단하도록 적극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신도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지금처럼 민망한 적이 없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방역당국의 지침을 지키는 것이 선교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다수 교회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데 일부 교회에서 부적절한 행동들이 이어지며 교회 전체가 비난을 받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반면 일부 극보수 기독교계에서는 "다른데서도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유독 교회에서 발생하는 것만 부각시키는 것 같다"며 "이것도 종교탄압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은 이날 '한국교회를 향한 악의적 여론몰이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교회는 코로나19 피해자이지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교회가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 곳이 아닌 이상 다른 감염경로는 다 생략한 채 '교회발'이란 제목을 붙이는 것은 피해자인 교회에 대한 '2차 가해'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에 교회 유관 시설에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일부 언론과 방송매체들이 마치 기독교 전체가 무지몽매한 반사회적 집단인양 매도를 일삼거나 편파 왜곡 보도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일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을 보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모든 언론과 방송매체는 잘못된 용어 선택과 표현으로 기독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IM(International Mission)선교회(한국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본부)는 비인가교육시설로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운영하는 IEM(International English Mission)은 영어를 통해 국제 전도를 할 수 있는 선교사를 양성하는 비인가 교육기관이며, TCS(Two Commandment School)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국제적인 지도자'란 뜻이다. 

IM선교회 측은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 25일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아이들 가운데 처음 발열이 발생했을때 감기일수 있다는 생각에 초기대응을 빠르게 하지 못했다"며 "학교측의 판단 착오였음에는 어떤 변동도 없다. 학교에서 코로나 양성결과가 나오게 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들에게 이번 상황으로 어려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어떤 질책과 비판도 달게 받고 필요한 사안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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