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디디추싱, 중국 정부 달래려 비공개 기업 전환 검토"
보도 이후 디디추싱 주가 11.2%↑...자사주 매입 기대 확산
디디추싱, 보도 내용 부인..."중국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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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규제 최전선에 몰린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 달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디디추싱이 중국 당국을 달래고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디디추싱이 뉴욕증시 상장 후 불거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은행과 규제 당국, 주요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디디추싱이 거래 중인 주식들을 공개 매수해 비공개 회사로 전환하는 안이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을 강행했다.

WSJ에 따르면 당시 중국 당국은 보안상 우려로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 상장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지만 디디추싱은 상장 중단 명령이 아니라고 판단해 상장을 진행했다.

이후 디디추싱은 중국 규제당국의 보복성 조치에 시달리게 됐다.

상장 이틀 만에 디디추싱은 국가 안보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중국 당국의 사이버안보 조사를 받게 됐고, 중국 앱 시장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디디추싱의 주가는 상장 후 약 20% 가까이 급락했다.

WSJ은 "주가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디디추싱이 기업공개(IPO) 이전에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디디추싱과 IPO 주관사인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JP모건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상장폐지 검토안은 이처럼 중국 규제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일부 주주들이 소송까지 준비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WSJ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검토안 보도가 나온 뒤 디디추싱의 주가는 11.2% 급등한 9.8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비공개 전환을 위해 디디추싱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대해 디디추싱은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회사의 사이버보안 검토와 관련해 중국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거나 시장이 수월하게 기능하도록 보장하는 미국과 유럽의 규제와 달리 중국의 단속은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보여주기 위해 고안됐다"며 "기업의 성공을 억제해야 할 위협으로 간주하면 중국 정부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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