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도 3년 만에 1조원 달성...판매물량 확대에 배터리사업 최대매출 기록
현대차·기아 외 다른 자동차업체와 신규수주 추진...포드 합작공장 2025년 가동목표

지난 6월 열린 2차전지 산업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마련된 SK이노베이션의 전시 부스. [사진=SK이노베이션]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연속 영업이익 5000억원 선을 돌파하며 3년 만에 상반기 영업익 1조원을 달성했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11조1196억원과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3조9877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628억원 늘어나며 '흑자' 성적을 유지했다.

이번 성적은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 속 2분기 연속 영업이익 5000억원 선을 돌파해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025억원이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1조원을 뚫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반기 영업이익 총 규모는 1조90억원이다.

호재를 견인한 건 윤활유와 배터리 등 주력사업이었다.

먼저 윤활유 사업은 정유사 가동률 축소 등의 영향으로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해하며 영업이익 22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894억원 늘어난 성적이다.

이날 분사를 발표한 배터리 사업은 신규 판매 물량 확대로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63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직전 분기보다 20.3% 증가했다.

배터리 사업의 상반기 총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기록 갱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업의 호황은 다른 사업의 부진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하락과 유가 상승 폭 축소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1830억원 감소한 2331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및 가스가격이 상승했으나 판매물량이 감소하면서 전 분기보다 77억원 감소한 3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화학사업은 PX공정 정기보수 영향으로 판매 물량이 줄었으나 아로마틱 계열의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 상승 등 마진 개선으로 전 분기보다 496억원 증가한 167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017년부터 시작한 친환경 중심으로의 전환과 혁신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배터리 소재 등 그린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키워 파이낸셜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한 강력한 실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리막 생산 자회사인 아이테크노롤지(SKIET) 상장을 진행하고 있고, 해당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해 SKIET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40억㎡로 키울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15-1 해상 광구 [사진=SK이노베이션]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진행한 콘퍼런스 콜에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가장 화두로 떠오른 건 차세대 먹거리로 거론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향후 로드맵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 포드, 다임러 등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도 신규 프로그램 수주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당사의 현재 수주 잔고는 약 1000GWh(기가와트시) 수준으로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현재 부지 선정과 운영 방안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합작공장의 목표 가동시기는 2025년"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 중 4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240GWh 규모의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논의하는 60GWh 투자 이외에도 180GWh의 추가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독립회사로 재탄생할 준비에 나선 배터리와 석유개발(E&P) 등 주요 사업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신규 사업으로 예정된 폐배터리 재활용(BMR) 외에도 다양한 배터리 소재 분야, 미래 차세대 배터리 분야 등에서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친환경 미래 성장 영역에서 다양한 옵션을 찾아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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