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V 호조로 최고기록 경신...영업익은 리콜 충당금 4800억원에 49.6% 감소
'LG의 미래 먹거리' 전장사업, 투자·협력 확대로 '만년 적자' 탈피할지 주목

LG전자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전자가 생활가전·TV 사업의 호조로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충당금을 반영해 작년 동기보다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LG전자는 올 3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7845억원, 영업이익 54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은 22% 증가, 영업이익은 49.6% 감소한 성적이다.

분기 매출이 18조원을 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기록은 올해 1분기 17조8124억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리콜 충당금이 반영되며 작년 동기보다 반토막이 났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리콜 충당금으로 2346억원을 반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4800억원을 추가 설정한 영향이다.

연이어 화재가 발생한 볼트 EV 배터리의 셀 제조는 LG에너지솔루션이, 팩은 LG전자가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LG전자는 잠정실적 특성상 부문별 성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대 매출을 견인한 배경에는 생활가전·TV 분야의  호조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생활가전(H&A) 부문의 3분기 매출은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예상된다.

일등공신으로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이 떠오르고 있다. 고효율 가전 시리즈로 인기를 끈 오브제컬렉션은 지난 상반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올레드(OLED)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 4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은 6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전망치인 580만대보다 소폭 늘어난 숫자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늘어난 OLED TV 출하량만큼 3분기 매출도 뛰었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디오스 김치톡톡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연합뉴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으며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전장(전자장비·VS) 사업은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 사업은 지난 2015년 실적을 발표한 이래 최근 6년 동안 약 8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누적해왔다.

다만 LG전자가 전기차 수요에 맞춰 글로벌 전장 및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 전망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5년간 전장 사업에 누적 4조원을 투자하며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 올해 투자액만 6138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도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를 합작·설립한 뒤 현재 전장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증권가는 LG전자가 리콜 등의 악재를 털어내고, VS사업 안정화를 꾀해 내년에도 매출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과 VS사업 반등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저수익 수주의 매출 인식분이 축소되고 고수익 수주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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