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퇴직·태국 법인 매각' 다올證, 선제 조치에 만전
중소형사 중심 경영환경 구조조정 계속 이어질 전망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권사가 잇달아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권사가 잇달아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긴축 움직임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최근 증권 업황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그간 효자 노릇을 해온 부동산PF가 레고사태로 인해 유동성 리스크가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올투자증권은 시장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힌 가운데, 다올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에서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9일에도 채권구조화팀 6명에 대해 계약 만료 뒤 실적 미달 등을 이유로 재계약하지 않는 등 인력 감축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태국법인인 '다올 타일랜드' 매각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증권 업황이 부진한 데다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 부동산PF 리스크 우려 확대 등의 이유로 인력을 효율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2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PF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는 자기자본의 71%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형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현재 유동성 확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향후를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입장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 부동산 등 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볼 때 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나 신용평가사 등에 따르면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처럼 유동성 확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를 향한 우려는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실적잔치를 벌인 증권사들이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주식 시장이 위축되며 부진한 실적을 걷고 있는 상황인 데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적 악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중형사는 상대적으로 영업 경쟁력이 낮아 국내 부동산PF 사업장 주관권 확보를 위한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형태 익스포저가 높다”며 “증권업 전반이 수익 창출 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차환 위험이 증가하는 등 영향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리스크 우려가 커진만큼 당분간 증권가의 긴축 움직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감원과 사업축소 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업황 부진 여파로 법인부(법인 상대 영업)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고 관련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부서에 소속됐던 임직원 약 30명 가운데 일부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기업금융(IB) 부문의 감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메인 수익부서들인 기업금융(IB)부서들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계약직은 물론이고 해당 부서의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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