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금융시장 상황 논의 진행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세 등 각종 상황 상황 점검
중국 경제 위기 등 불확실성 요인 대비해 ‘건전성’ 확보 집중

일각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각종 불안 요소로 한국 경제에 대해 '9월 위기설'을 제기했지만, 금융당국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국 경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일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각종 불안 요소로 한국 경제에 대해 '9월 위기설'을 제기했지만, 금융당국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국 경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일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각종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9월 위기설’에 대해 일축했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위험성이 낮아졌고, 내수·소비 여건도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중국 경제 위기 등 여전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한 요인들이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 주요 관계자들은 최근 ‘9월 금융 위기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금융당국 수장들은 “9월 위기설은 특별한 근거가 없다” 식으로 논의를 마쳤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 금융 시장의 ‘시한폭탄’처럼 여겨지고 있는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둔화한 점이 지목됐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잠정 집계 기준 올해 3월 말(2.01%)과 6월 말(2.10%) 사이에 0.09%포인트 높아지면서 상승 추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2021년 말 0.37%로 하락했다가 작년 말 1.19%, 올해 3월 말 2.01%로 높아져 금융당국을 긴장시켰다.

금융당국은 하지만 부동산 PF 대출의 만기가 특정 시점에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포해 9월 만기 도래 규모도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대주단 협약·자산관리공사(캠코)의 1조원 펀드 가동 등 사업성이 있는 부동산 PF 사업의 연착륙을 위한 장치들이 함께 가동되고 있어 9월에 특별한 우려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9월 위기설’을 일축한 이유는 또 있다.

일각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지원했던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가 9월에 끝나면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조치 시한이 남아 있고, 상환 유예 대출도 올해 9월 말 이후 최장 5년간 분할 상환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별다른 혼선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자체 상환이 되면서 대출 잔액도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직 한국 경제가 수출·투자·소비에서 반등을 꾀하고 있지 못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부분에서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내수는 견조한 고용 상황, 심리 개선, 물가 안정세, 중국인 단체 관광 개시 등으로 양호한 소비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의 경우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무역 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는 등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무역 수지는 수출 증가액보다 수입 감소액이 더 커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외 7월 고용률(63.2%)은 역대 최고, 실업률(2.7%)은 역대 최저, 취업자 수는 29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은 고용 흐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9월 금융 위기설’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 언론하고 유튜브에서 제기하는 이유를 바탕으로 한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금융기업들도 위기 상황에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의 건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미국의 고금리 우려 등 글로벌 상황, 금융기업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각에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9월 위기설’을 제기해 금융시장에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하지만 부정확한 정보와 추측을 바탕으로 무분별하게 위기론을 퍼뜨리는 경우 자칫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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