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제55회 정기 주주총회 진행...감사위원회 선임 안건
주주들의 질의도 진행...실적 개선 방향, 파운드리 사업 등 관심

지난해 3월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지난해 3월 15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외이사 안건 상정을 비롯해 지난해 실적과 향후 사업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2008년 이후 15년만에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만큼 수익 개선 방안에 대한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예상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오전 9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회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선임 ▲사외이사 조혜경(한성대학교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 선임,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영입하는 사외이사는 회사의 향후 사업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로봇산업과 AI 기술 개발에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조혜경 교수는 로봇공학과 제어계측, IT(정보기술) 융합 등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30여년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열린 'CES 2024'에서 AI 로봇 '볼리'를 공개한만큼 삼성전자가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점처두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다른 사외이사 후보인 신제윤 전 금융위 위원장은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전문가다. 기획재정부의 금융·재정 분야 주요 보직을 거쳤고 2005년 한-미 FTA 협상 당시에는 한국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조 교수로부터 국내 로봇 교육의 저변 확대와 중장기 기술 발전, 청소년을 위한 교육용 로봇 개발에 앞장선 로봇 전문가로써 조언을 구하"며 "신 후보으로부터는 금융·재정 전문가로서 회사 자금 운용 및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이후 등기이사에서 제외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안건은 이번 주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검찰의 항소로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건 상정과 함께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질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주주환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괸심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월 31일 오는 2026년까지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잉여 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매년 9조8000억원을 배당하는 내용이다. 매년 잔여재원을 산정하여 충분한 잔여재원이 발생할 경우 정규 배당 외에 추가 환원을 검토하는 정책도 유지한다.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아울러 지난해 반도체 업황 침체를 겪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방향도 주주들의 주요 질의 사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8조1600억원, 6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이다.

아울러 AI 시대 '핵심 메모리칩'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에 대한 질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HBM은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데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데이터 송수신 기능을 대폭 강화한 부품이다. 현재 HBM 개발은 5세대 제품인 HBM3E까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3세대 HBM 제품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4세대 들어서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미국의 마이크론이 10%로 순위가 뒤바뀌어 유지되고 있다.

전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와의 격차 개선 방안도 주목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45.5%포인트(p)에서 4분기 49.9%p로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TSMC보다 먼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못내고 있다.

회사의 향후 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은 매 주총마다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사업 경쟁력 약화와 국가 간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낮아진 주가와 신성장 동력에 대한 질문이 오갔다. 2022년에는 갤럭시 S22에 탑재된 게이밍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주주들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으며, 2021년에는 주총장 온라인 중계를 도입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체험 강화를 위해 C랩 스타트업, 상생마켓(스마트공장 지원업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희망디딤돌 부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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