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입찰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최종 인수자 결정 후 올해 말 재운항 돌입 예정
코로나19 장기화·임금체불·채권 등 부담 산적...재운항 자격 취득으로 신뢰 제고해야

사진은 지난 17일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었던 강서구 사무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매각 수순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이 내달 새 주인을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 업황이 계속 흔들리면서 회생 능력에 물음표가 떠올랐고, 당장 풀어야 할 채권과 체불임금 등의 숙제도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공개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 접수는 이날 최종 마감된다.

이후 일주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내달 14일까지 본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측은 최종인수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재운항 등 사업 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준비 단계에 돌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란 인수 의향자를 정해놓고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한 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을 시 인수의향자에게 최종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만약 더 좋은 조건을 내놓은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인수의향자에게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의향이 있냐고 물은 뒤, 더 나은 가격을 제시한 인수자에게 최종 매수권을 준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주인인 최종 인수자는 6월 말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인수전에 관심을 보인 업체들이 실제 본입찰 과정에 모습을 드러낼지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가 촉발한 항공업 불황으로 이스타항공의 경쟁력도 흔들리면서 회생 능력 자체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여객 수요가 2019년 대비 50% 수준에 그칠 것이고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4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더 어려워졌다.

올 초 항공업계 실적을 보면 화물 사업을 대폭 강화한 대한항공과 같은 거대 항공사는 견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중대형 화물기 보유에 한계가 있는 LCC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 뒤 최대한 빨리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이스타항공도 이러한 항공업의 악재에서 배제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이스타항공은 임금 및 퇴직금 700여억원을 체불, 1850억원 규모의 채권 등의 부담도 껴안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인수자가 확정된 이후 회생 계획안을 제출할 때 채권단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채권단 측에서 이를 쉽게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이에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운항증명서(AOC) 발급에 성공해 재운항 자격을 다시 취득해야 기초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AOC 발급을 받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관련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AOC는 항공사가 인력과 시설, 운항 능력 등 안전운항 체계를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증명서로, 이스타항공의 AOC 효력은 지난 5월 전면 상실됐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의 수와 구체적인 사명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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