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이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향후 5년간 450조원을 쏟아붓는다.

이 중 80%는 국내에서 집행된다.

이를 통해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인공지능·차세대 통신) 사업에서 초격차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기간 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속도를 올린다.

8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등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는다.

◇ 미세공정·4나노 이하 양산...'반도체 초강대국' 이끈다

24일 삼성과 주요 관계사들은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중 360조원은 국내 투자에 사용된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보다 120조원이 늘어난 규모로,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연평균 투자규모를 30% 이상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거론된 사업은 단연 '반도체'다.

세부적으로 메모리 분야에서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신소재 및 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한다.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고성능·저전력 AP와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 통신 반도체를 개발하고,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요한 기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경우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차세대 생산 기술을 개발·적용해 4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올 상반기 3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 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은 "30여년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 시장에서도 경쟁 업체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며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 CDMO·시밀러 강화...4차산업 기술개발도 속도

바이오 사업은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기 위한 채비에 나선다.

삼성은 중장기적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생산기술과 역량을 고도화해 CDMO 생산량 1등을 넘어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파이프라인을 확대 및 고도화한다.

삼성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27년 9114억달러(약 11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연평균 성장률 약 11%를 보이며 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라며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한다. 삼성은 전 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기술 연구에 나서는 한편, 인재 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에도 속도를 올린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AI 연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2013년부터 삼성은 1조5000억원을 조성해 기초과학과 소재, ICT 등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차세대 통신 분야에도 힘을 쏟는다. 기존 3G·4G·5G 통신을 선도해 온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5G·6G 등 차기 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도 주도할 예정이다.

◇ 5년간 8만명 신규채용

삼성은 이러한 계획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신입사원 공채 제도도 유지한다.

현재 삼성 계열사들은 2022년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와 면접, 건강검진 등을 거쳐 하반기 입사할 예정이다.

이외 청년 실업과 양극화 등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SSAFY, 드림클래스 등 취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디지털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스마트 스쿨', 보호종료 청소년들의 안전망을 세우는 '희망디딤돌', 청소년 사이버폭력을 예방하는 '푸른코끼리'도 계속 운영한다.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해 함께 성장하는 상생 구조도 강화한다. 스마트공장을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마케팅, 기술경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편 삼성은 지난해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를 위해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최근 몇년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왔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 속 도전'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11월 디자인전략회의에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며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나기 때문에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