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속적 투자와 청년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 보탤 것…국민 기대·정부 배려에 보답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그 동안 미뤄뒀던 삼성전자의 투자에도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시절이던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의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야 했다.

실제로 삼성은 그 동안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각종 사업의 투자에 있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돼 왔다.

하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경영활동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각종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져 M&A 등을 통한 미래 먹거리 사업전반에 걸친 보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부회장도 이날 복권 발표 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로 대형 M&A가 중단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반도체 재편 기류 속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지켜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은 현재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는 물론,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광복절 특별사면로 복권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광복절 특별사면로 복권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날 삼성은 이 부회장의 복권 발표에도 별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10년째 달고 있는 '부' 떼고 회장직 오를까

한편, 이 부회장의 이번 사면으로 공석으로 있던 삼성의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본격적인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은 올해 54세로 지난 2012년 12월 부회장에 오른 뒤 10년째 '부회장'에 머물러 있다. 또한 선친인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지 약 2년이 지났지만 아직 회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회장이 아닌 부회장에 머물러 있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며,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를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이나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전후, 혹은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에 이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부회장은 그 동안은 가석방 상태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이번 복권으로 등기임원 등재에 걸림돌이 사라졌다.

다만 일각에선 다른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도 사내이사 또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이 꼭 등기임원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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