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주요 발언에 따른 중국 정부 자극 여부 촉각 곤두세워
화장품·패션·철강·게임 등 관련 종목 주가 변동 혼조세
껄끄러운 한·중 관계,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부담 요소로 작용

오는 26~27일로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 종목의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경제중심도시 상하이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는 26~27일로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 종목의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경제중심도시 상하이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내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오는 26~27일로 예정된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의 결과가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국제 정치 싸움에 애꿎은 우리나라 기업과 투자자의 걱정만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GDP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4.5% 증가한 28조 4997억 위안(한화 약 5460조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0.5%포인트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통한 리오프닝 효과인 것으로 해석된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성장을 주도하면서 중국의 1분기 GDP가 높게 나왔다”며 “방역 완화 효과로 서비스 소비가 탄력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올해 2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중국 리오프닝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화장품·패션·철강·게임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러한 종목들의 주가가 오히려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동안 중국 리오프닝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모으면서 주가가 상승하던 종목들이 ‘정치적 리스크’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셈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들이 나오게 될 가능성과 이로 인해 제2의 한한령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지목했다.

대표적인 예로 화장품의 경우 지난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이후 불거진 2017~18년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당시 한류 컨텐츠들의 중국 유통이 막히면서 수출·광고·매장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될 발언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생긴 만큼 중국 소비 수혜주들의 주가 변동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과의 무역 수지에서도 한국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1~10일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8%의 감소했고, 대중 무역수지는 약 2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감소폭이 다소 개선됐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더욱이 껄끄러운 한·중 관계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대중 수출 개선 혹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제약하는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한·미 간 경제안보동맹 내용과 함께 9월 말 종료를 앞둔 중국 내 한국 반도체공장 관련 규제의 유예 향방은 앞으로 국내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이번 정상회담의 발언 수위와 결과에 따라 중국 리오프닝 수혜 종목뿐 아니라 국내 산업을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반도체 분야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중국 정부의 심기를 무리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회담이 종료되길 희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122명이 이름을 올렸다.

A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중국 시장이 올해 간신히 문호를 열기 시작했다”며 “정치적 리스크에 의해 중국 시장이 또다시 막힌다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산업계의 우려 속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0.90포인트(-0.82%) 떨어진 2523.50에, 코스닥은 13.59포인트(-1.56%) 하락한 855.23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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