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도들 방역당국에 난동·탈출 등 비협조적…'깜깜이 환자'도 계속 늘어
정세균 국무총리 "개인정보 보호 약속…빨리 진단검사 받아달라" 당부
21일 0시 현재 신규확진자 324명 추가…전국적으로 발생 대유행 우려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광훈 목사의 서울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 감염 대확산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과 다음주가 사태를 수습할 중대한 고비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로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다음 주까지가 (이번 사태의) 고비"라며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모범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범 종교계가 이번 사태 수습에 나설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 어디 숨었나…사랑제일교회 신도 찾기

수도권 일부교회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그 고리를 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수 백명의 행적이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어 이로 인한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20일 12시 현재 676명을 확인됐으며, 광화문 집회 관련 사례도 18명으로 나왔다. 

그러나 행적을 알 수 없는 교회 신도와 집회 참가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상당 수의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심층역학조사를 통해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교회 방문자 명단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으나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등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사람이 약 700여명이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같은 날 사랑제일교회 신도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조사를 벌였지만, 명단 확보엔 실패했다. 당국은 21일 다시 교회 진입을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관계자 및 신도들과 경찰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관계자 및 신도들과 경찰이 중대본의 역학조사 중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일부 교인 난동 등 비협조적 태도도 걸림돌

또한 일부 신도들은 보건소의 진료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난동을 부리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방역 당국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경기도 포천 일동면의 한 식당 주인 부부는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요청하기 위해 방문한 보건소 직원을 고의로 접촉하고 막말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한 후 진단검사를 받으러 보건소로 이동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자신의 차 안에 침을 뱉는 등 황당한 행동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는 지난 9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와 15일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했으며, 난동 다음날인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던 사랑제일교회 신도 일부가 탈출해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는 등 돌출행동을 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이로 인한 지역사회로의 전파가 우려된다.

◇ 주말과 다음주가 고비...고리 끊지 못하면 '대유행'

코로나19의 잠복기는 최대 14일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사태를 감안할 때 이번 주말과 다음 주가 이번 사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중대 고비라 볼 수 있다. 

이 기간 예배나 집회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나서, 확진 여부를 판단 받는다면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를 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는 지난 신천지 사례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신천지는 수도권에 비해 인구밀집도가 적은 지역에서 발생했으나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가까이 살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교회 신도들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이들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진단검사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신도들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해 무차별적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 사태 당시 언론과 온라인 상에서 이만희 총회장과 신도들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자 자신이 신천지 교인인 것을 숨긴 사례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 출입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터지는 '확진'

최근 전국의 확진자를 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사례가 가장 많다.

하지만 정확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방역당국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외에도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인천시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경기 파주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을 비롯 콜센터 등 이미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추가되고 있어 시민들의 외출 자제와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가 요구된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현재 전날대비 32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는 1만6670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15명이고, 해외유입이 9명이다.

지역발생 315명 중 244명이 수도권(서울 126명·경기 103명·인천 18명)에서 발생했으며, 나머지 71명을 비수도권 사례다.

특히 이날 확진자는 제외 16개 시도서 발생해, 전국적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은 사랑제일교회 신도 및 방문자, 집회 참석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로 신속히 확진자를 가려내고 격리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최대한 빨리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에 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혹시라도 검사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철저하게 개인정보를 보호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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