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주문앱 '우딜'서 1만6000개 소매점 인프라 활용...CU도 페이코 등 제휴채널 확대
코로나19 이후 빠른 배송에 대한 선호도 커져...쿠팡·배민 등 신흥강자 부상에도 대응

GS리테일의 편의점·슈퍼마켓 배달 서비스 앱 '우딜-주문하기' [사진=GS리테일]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쿠팡을 필두로 배송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국내 골목상권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골목상권의 대표주자인 편의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들은 단순 배달에 그쳤던 전략 대신 '빠른 배송'을 도입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들은 자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거나 제휴 채널을 확대하는 등 잇따라 '퀵커머스' 전략을 내놓았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는 고객과 가까운 지역에 물류거점을 마련해 주문 후 2시간 내, 빠르면 30분 이내에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1일 자체 배달·주문 앱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해 GS25와 GS수퍼마켓의 상품에 한해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국 편의점과 마트 등 1만6000여개 소매점 인프라를 통해 전국 99% 소비자에게 2시간 내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당일·새벽 배송을 넘어 '분 단위' 배송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49분 번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우딜-주문하기 앱에 접속해 '우동 마트'를 선택한 후 상품을 주문하면 인근 GS 물류거점에서 49분 안에 상품을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GS리테일의 주문 앱은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10만 건을 돌파했다. 특히 편의점 GS25의 스낵과 우유, 즉석식품 등의 판매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바빠졌다.

CU가 가장 집중하는 전략은 제휴 채널 확대다. 13일 CU는 업계 최초로 스마트 결제·주문 서비스 '페이코 오더'에 입점해 경쟁 기업보다 많은 배달 플랫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CU가 제휴 플랫폼을 확대하며 '굳히기'에 들어선 것"라고 말했다.

페이코 오더는 간편금융 플랫폼기업 NHN페이코에서 서보이는 스마트폰 기반 주문 서비스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페이코 앱에서 상품을 주문할 수 있어 용이하다.

CU는 신규 입점을 통해 고객 위치 반경 1.5킬로미터(km) 이내의 CU에서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확대하게 됐다. 페이코 오더는 2000여 점포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앞서 CU는 요기요와 카카오톡,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과 제휴해 배송 서비스를 넓혀왔다.

이러한 퀵커머스 확대에 배달 서비스 사업도 호조를 맞았다. 

CU의 배달 서비스의 매출은 올해 1분기 지난해 동기보다 29.9% 신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배(99.3%) 가량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예고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배달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121.2% 급증했다.

서울 삼성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객이 CU 배달 서비스를 통해 주문한 상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들이 이렇게 사활을 거는 이유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리서치기업 오픈서베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구매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이유 중 '배송이 빨라서'를 택한 응답자가 24%로 가장 많았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배송을 해 줘서'라는 응답은 10.7%의 선택을 받으며 그 뒤를 따랐다. 상품의 가격이나 품질보다 배송의 속도와 질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쿠팡은 지난 6일부터 음식 배달 서비스 앱 쿠팡이츠를 통해 서울 송파구 지역에 퀵커머스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쿠팡이츠 마트'로 알려진 이 사업은 고객에게 2시간 이내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목상권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도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30여곳 지점에서 7000여개 제품을 즉시 배달하며 입지를 다졌다.

각종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신선식품, 세제 등 생활용품 등도 판매하며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이 심화되면서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편의점 업계들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 다른 국내 편의점들도 제휴 채널을 확대와 자사 앱을 적극 활용해 배송 대전에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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