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0여년 간 e스포츠 후원 앞장서
2004년엔 스타 프로팀 창단...'황제' 임요환 배출
롤에선 '페이커' 이상혁 발굴하며 최강팀 등극

(왼쪽부터) '테란의 황제' 임요환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 두 선수는 모두 T1 소속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테란의 황제' 임요환 선수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 두 선수는 모두 T1 소속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 '테란의 황제' 임요환, '페이커' 이상혁.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공통점은 바로 T1(티원) 출신이다.

1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의 황제이자 50만명 가까운 팬클럽을 보유하기도 했던 임요환 선수는 20여년 가까이 T1 소속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메시'로도 불리며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상혁 선수도 2013년 데뷔때부터 T1과 손을 잡고 프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T1은 실력있는 프로게이머들을 영입하는데 아낌없는 투자를 해오며 팬들 사이에서 e스포츠계의 '레알 마드리드', '뉴욕 양키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 성적도 다른 프로팀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서는 7회 우승을 달성한 바 있고,현재 진행 중인 국내 롤 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코리아)에서는 전무후무한 10회 우승을 거두고 있다.

지난 9월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SK텔레콤은 지난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e스포츠의 올림픽 편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경식 SKT 스포츠마케팅 그룹장은 인터뷰에서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 e스포츠가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차세대 e스포츠 아이템이 될 수 있는 VR 및 AR 게임의 보급과 확산, 그리고 e스포츠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는 등 지난 20년간처럼 앞으로도 e스포츠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지의 e스포츠 후원한 첫 대기업...임요환, 최연성 등 스타급 선수 발굴

지난 2017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런칭행사. [연합뉴스]
지난 2017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런칭행사. [연합뉴스]

T1의 모기업인 SKT는 지난 20여년간 e-스포츠에 전폭적인 후원을 해오며 e-스포츠 산업의 일등 공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SKT의 e스포츠 사랑은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4년 3월 스타크래프트 프로팀 '4U'를 인수해 SK telecom T1을 창단했다.

당시에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시기라 SKT의 이 같은 결정은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 '테란의 황제' 임요환를 시작으로 '괴물' 최연성, '악마토스' 박용욱 선수 등이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서 많은 우승을 거두며 팬들에게 'SKT'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SKT의 프로팀 창단이 성공을 거두자 삼성, KT, CJ 등 국내 대기업들도 연이어 e스포츠 팀 창단을 했다. 덕분에 2000년대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전에 관중 10만명이 몰리며, e스포츠가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오랫동안 스타리그를 봐왔던 한 남성팬(35)은 "SKT의 전폭적인 후원 덕분에 임요환, 김택용, 최연성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스타크래프트를 넘어 리그오브레전드에서도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게임 팬 입장에선 무척이나 고마운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1, 리그오브레전드 팀 창단...'페이커' 발굴하며 최정상팀 등극

지난 2019년 T1 선수단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서울 종로에 위치한 'LoL 파크'에서 'LCK VR현장 생중계'와 Jump AR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T1 선수단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서울 종로에 위치한 'LoL 파크'에서 'LCK VR현장 생중계'와 Jump AR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타크래프트 창단팀 성공은 리그오브레전드에서도 이어졌다. SKT는 2012년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인 T1을 창단했다. 이번에도 한발 빠르게 후원에 나섰다. 당시까지만 해도 리그오브레전드는 게임 팬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대기업 차원의 스폰서는 없던 상황이었다.

SKT의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1020세대에서 리그오브레전드의 위상은 KBO나 K리그 못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17일 e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된 T1과 징동 게이밍 간의 롤드컵 4강전 시청자 수는 430만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대회 평균 시청자 수는 약 1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SKT의 가장 큰 발굴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 '고전파'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던 이상혁 선수는 T1의 끈질긴 영입 시도를 통해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당시 T1의 김정균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상혁 선수의 실력이 출중해 테스트를 보지 않고 입단시켰다는 후문이다.

T1은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대회 기록만 봐도 화려하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최다 우승(5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리그에서도 최초 10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상혁 또한 다수의 최초, 최고 타이틀을 기록 중이다. 유일하게 메이저 국제대회 통산 100승을 했으며, 모든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MVP로 선정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국내 리그에서 또한 최다 경기 출전, 최다 승리, 최다 킬, 최다 어시스트라는 대기록을 독차지하고 있다.

◇역대 최초 롤드컵 4회 우승 앞둔 T1...19일 대기록 세우나

17일 광화문에 설치된 T1 선수들 입간판. T1은 오는 19일에 진행되는 '2023 롤드컵' 결승전에 올라 웨이보 게이밍(Weibo Gaming)과 경기를 치른다. (사진=김민우 기자)
17일 광화문에 설치된 T1 선수들 입간판. T1은 오는 19일에 진행되는 '2023 롤드컵' 결승전에 올라 웨이보 게이밍(Weibo Gaming)과 경기를 치른다. (사진=김민우 기자)

T1은 또 다른 유일무이한 기록 달성을 앞에 두고 있다. 국제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4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이다. 

T1에게 이번 우승은 절실하다. '최강팀'이란 면모와 달리 7년동안 우승에 번번히 좌절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엔 우승 문턱 앞에서 DRX(디알엑스)에 2대 3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전문가들은 7년만에 T1의 롤드컵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높게 예측하고 있다. 실제 T1이 8강전에서 엘엔지 이스포츠(LNG Esports)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서는 우승 후보 0순위 징동 게이밍을 3대 1로 꺾으며 절정에 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T1 소속으로 모든 우승을 함께 해온 이상혁 선수는 이번 롤드컵 우승시 롤드컵 최다 우승자(4회)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T1의 한 남성팬(26)은 이번 결승전에 대해 "개인 선수들의 능력이나 팀 차원에서의 능력 모두 상대팀보다 더 우세한 실력을 갖고 있다"며 "T1의 롤드컵 4회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이상혁 선수를 비롯해 팀원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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