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 2009년 리그오브레전드 출시
2011년 국내 서버 오픈, 선풍적 인기
'롤드컵',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중 최대 규모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T1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T1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로 알려진 '롤드컵' 결승전이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국내에서 5년만에 열린 이번 결승전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속한 T1(티원)이 최초 4회 우승을 달성하며 화제가 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3 롤드컵' 결승전 시청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서는 등 전 셰계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번 롤드컵을 시청한 이들은 1020세대를 비롯해 90년대말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의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4050세대들도 자녀들과 함께 서울 고척돔을 찾았다. 또 '페이커', '구마유시' 등 유명 프로 게이머를 직접 보기 위해 미국, 중국을 비롯한 해외 팬들이 한국을 방문해 열기를 더했다.

◇ 'AOS' 장르 '롤'...역동적 플레이에 '열광'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 화면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 화면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이들이 '롤드컵'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명 '롤'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를 개발한 회사는 '라이엇게임즈'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지분은 중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 '텐센트'가 100% 소유하고 있다. 2009년에 리그오브레전드를 출시했고 우리나라에는 2011년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리그오브레전드는 5대 5로 치러지는 게임으로, 체스나 장기와 게임방법이 비슷하다. 체스, 장기의 승패가 킹과 궁을 잡아내 갈리는 것처럼, 롤에서는 '넥서스'라고 하는 성을 무너뜨려야 이길 수 있는 공성전 게임 장르로 보면된다.

게임 업계에서는 공성 게임의 시초로 알려진 'Aeon Of Strife'(끝없는 전쟁)를 본따 AOS(에이오에스) 장르라 부른다.

롤에서는 총 10명의 게이머들이 160여개의 챔피언(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상대팀 선수와 실력을 겨룬다. 각 챔피언마다 고유의 기술들이 있는데, 이때 160여개 챔피언들은 가위바위보처럼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 관계를 가진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러한 상성 관계를 조금씩 조정하며 게이머들의 더 역동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맵. 상단 부분이 탑, 중간 부분이 미드, 아래 부분을 바텀 라인이라고 한다. 정글 라인은 탑과 미드, 미드와 바텀 사이에 위치해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리그오브레전드'의 맵. 상단 부분이 탑, 중간 부분이 미드, 아래 부분을 바텀 라인이라고 한다. 정글 라인은 탑과 미드, 미드와 바텀 사이에 위치해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체스판, 장기판처럼 롤은 '맵'이라고 표현되는 장소에서 챔피언들이 경기를 치르며, '맵'은 크게 탑, 정글, 미드, 바텀 라인(Line)으로 구분된다.

라인에서 각 챔피언들은 게임 내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미니언(조그마한 몬스터)이나 상대팀 챔피언을 잡아 경험치와 돈을 얻고, 이를 통해 챔피언에 맞는 아이템을 구입하고, 레벨업을 통해 기술을 강화하면서 상대팀과 대결하는 방식이다.

'라이엇게임즈' 챔피언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라이엇게임즈' 챔피언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라이엇게임즈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 직관적인 화면, 화려한 기술 등을 통해 리그오브레전드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실제로 초반 경기에서 상대 챔피언을 잡아 압도적으로 승리하거나, 질뻔한 경기를 후반 5대 5 정면 승부로 대역전승을 거두기도 하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력 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또 5대 5로 이뤄지는 협동 플레이인만큼 친구들, 연인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1020세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재미로 국내에서 '롤'은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2011년 국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롤은 12년째 PC방 주간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전 세계 프로게이머들의 꿈 '롤드컵'...총 상금 28억원 달해

'2023 롤드컵' 결승전이 치러진 서울 고척돔. [사진=연합뉴스]
'2023 롤드컵' 결승전이 치러진 서울 고척돔. [사진=연합뉴스]

라이엇게임즈는 일찌감치 '롤'의 흥행성을 알아보고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라는 국제 대회를 운영했다. 롤드컵은 전 세계 프로게이머들이 참가하고, 월드컵 못지 않은 흥행때문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롤드컵 상금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첫 대회의 총 상금은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였으며, 한국과 중국 팀들이 참가한 다음 대회에서는 상금 규모가 100만달러(약 13억원)로 10배나 뛰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2023 롤드컵' 총 상금은 무려 222만달러(약 28억원)에 달했다.

시청자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e스포츠 전문 통계 사이트인 '이스포츠 차트'(Esports Charts)에 따르면 '2023 롤드컵'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결승전 최고 시청자 수는 역대 최대인 640만명을 기록했다. 중국어 플랫폼 시청자 수까지 합하면 1억명이 넘는다는 것이 이스포츠 차트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의 종주국'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12번의 대회에서 국내 롤 리그(LCK)에 속한 프로팀이 총 8번(66%)의 우승을 거뒀다. 

중국 롤 리그(LPL) 팀이 우승한 경우에도 우리나라 선수가 주전으로 활동했으며, 2011, 2012년 대회를 제외한 지난 10년간 역대 모든 우승팀에는 한국 선수가 포함됐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롤드컵에서 우승한 T1은 가장 많은 우승(4회)을 거둔 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T1과 모든 우승을 함께 하며 역대 유일 4회 우승자라 타이틀을 목에 걸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서 롤의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힌다. 인기를 증명하듯 T1의 우승이 확정되자 손흥민, 박보영 등 국내 유명인들은 자신들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페이커' 이상혁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T1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거리응원자 1만5000여명이 운집했다. 결승전 티켓 1만8000여석은 10분만에 매진됐으며 온라인 중고 암표 거래가가 300만원에 달할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페이커는 2016년 이후 7년만에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팬들의 응원에 부응했다.

◇ 기업들의 e스포츠 지원 이어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을 앞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관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을 앞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관객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1의 모기업 SK텔레콤(SKT)은 지난 2012년부터 팀을 전폭적으로 후원해오며, e스포츠 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T1은 국내 최초 유망주 시스템을 도입해 e스포츠 저변을 확대에 집중했는데 이번 롤드컵 우승 멤버인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 모두 'T1 루키즈' 출신에서 발탁됐다.

'페이커' 이상혁도 2013년 데뷔 때부터 10년 동안 T1과 함께하며 메이저 국제대회 최다 우승(6회), 국내 리그 최초·최다 10회 우승 달성 등 롤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갔다.

이 같은 SKT의 e스포츠 후원은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4년 3월 스타크래프트 프로팀 '4U'를 인수해 SK telecom T1을 창설하며 '테란의 황제' 임요환, '괴물' 최연성 선수 등을 발굴해냈다. 스타급 선수들의 활약으로 국내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관중 10만명을 달성하는 등 e스포츠는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김현섭 SKT 커뮤니케이션 담당(부사장)은 “향후 차세대 e스포츠 아이템이 될 수 있는 VR/AR 게임 보급∙확산 등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라며 “e스포츠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KT는 2012년 롤 프로팀 'KT 롤스터'를 창단해 운영해오고 있는데 10년의 역사, T1과의 통신사 대전 등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는 e스포츠 기업 '젠지 e스포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롤드컵 기간 동안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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