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1.4% 유지
내년 경제 성장률은 2.3%(5월)→2.2%(8월) 하향 조정
이창용 총재 “중국 성장세 둔화 등을 반영한 결과”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1.4%를 유지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차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1.4%를 유지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차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의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 ‘상저하고’(하반기 경기 개선)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경제 성장률은 조금씩 낮춰 잡고 있어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1.4%라고 밝혔다.

앞서 5월에 내놓은 경제전망과 같은 수치로 1%대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2022년 2월(2.5%) 이후 ▲5월(2.4%) ▲8월(2.1%) ▲11월(1.7%) ▲2023년 2월(1.6%) ▲5월(1.4%) 등 다섯 차례에 걸쳐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펜트업(pent-up·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약화,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등 하방요인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경제 연착륙 가능성 증대 등 상방요인을 함께 고려한 전망치”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가 2분기 중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소비와 수출 개선 흐름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완만한 소비회복, 수출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4.1% 증가한 민간소비는 올해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5월(2.3%) 전망치와 비교하면 0.3%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0.9%에서 올해 -3.0%로 감소폭이 커지지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0.7%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재화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0.7%로, 재화수입 증가율은 4.3%에서 -0.8%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의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5%와 3.4%가 제시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 당시와 같지만 근원물가 전망치는 0.1%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즉, 아직까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29만명으로 5월 전망수준(25만명)보다 높았지만, 작년(82만명)보다는 크게 낮았다. 실업률은 작년과 같은 2.9%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경우 지난해 298억달러에서 올해 270억달러로 줄었다가 내년 460억달러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5월에 전망한 240억달러, 450억달러와 비교하면 각각 30억달러와 10억달러 늘어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목할 부분은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률은 당초보다 낮게 잡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5월 당시의 2.3%에서 0.1%포인트 하락한 2.2%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2024년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한국은행은 올해 2월 2.4%로 그보다 더 높게 잡았다.

그러나 지난 5월 2.3%로 낮춘 뒤 이달 2.2%로 두 차례 연속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내년 성장 반등 폭이 이전 전망에 비해 약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인 2% 유지가 위협이 되는 선까지 내려왔다.

이창용 총재는 “중국 성장세 둔화 등을 반영해 내년 성장률을 2.3%에서 2.2%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밝힌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로 5월 전망치와 같았다.

특히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가 올해 1.4%, 내년 2.2% 성장하는 기본 전망 외에 향후 주요국 경기흐름, 원자재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점을 반명한 대안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면서 정보기술(IT)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올해 성장률은 1.5%, 내년은 2.4%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반대로 최근 불거진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 문제가 이어진다면 올해 1.2∼1.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1.9∼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외 ‘지정학 리스크,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올해 성장률이 1.3%, 내년 성장률은 2.1%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는 지난 5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팬데믹, 전쟁 등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주도했던 주요 동인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경제의 내적 동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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