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비행에 승객 1인당 탄소 12kg 배출...외신 "버진갤럭틱, 최근 1238kg 배출했단 의미"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기준 오전 7시40분경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관광에 성공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수년 간의 작업과 수십억 달러의 노력 끝에 미국과 영국의 억만장자들이 우주 관광 시대에 진입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갤럭틱그룹 회장은 최근 우주 가장자리까지 날아올랐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발 빠르게 그 뒤를 쫓고 있다.

다만 이들을 향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우주 관광에는 탄소 배출 등 환경적 비용이 반드시 따라온다며 기후위기 경고등을 울렸다.

◇ 검은 탄소 뿜어낸 100마일 우주비행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자신이 창업한 버진갤럭틱의 우주 비행선을 타고 고도 80킬로미터(km) 이상의 우주 가장자리까지 날아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민간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의 굴기도 거세지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비행을 12일(현지시간) 승인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손 잡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여행객 4명을 올려보내는 인스피레이션4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지구인'에게 있어 새로운 공간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일각에서는 비행선의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주요신문 타임스는 "젊은 사람들은 몇몇 억만장자들의 소년 같은 모험에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그들을 걱정시키는 것은 지구의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CNN방송이 한 논평을 통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브랜슨 회장의 버진갤럭틱 비행선이 1km 날아갈 때마다 배출한 승객 1인당 탄소량은 12킬로그램(kg)에 달했다.

대서양 횡단 비행이 같은 기준으로 0.2kg를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약 60배 이상 많은 탄소를 내뿜은 셈이다.

버진갤럭틱 우주 비행선이 이동한 전체 거리는 100마일(160km)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100마일 비행에 약 1238kg의 탄소가 배출됐다며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2일(현지시간) "재미를 위한 억만장자의 우주 비행은 그들의 '지속가능성'을 능가한다"라며 "스페이스X의 비행도 세계 평균 시민 278명의 연간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우주 관광이 눈에 띄는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부유층을 위한 새로운 취미가 상용화된다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CNN방송의 홀리 토마스 칼럼니스트는 최근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서부에서는 2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노출되고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상 기온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기후 피해는 우주 문턱을 넘는 것만큼 관심을 받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지구촌 이상 고온 현상은 이달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북반구는 기록적 폭염, 남반구는 미지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가 기후변화 여파로 죽은 해안생물을 촬영한 모습. [사진=트위터 갈무리/연합뉴스]

한편 우주 관광을 목전에 둔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은 블루오리진의 비행선이 액체 수소 에너지와 산소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낮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또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앞서 브랜슨 회장도 준궤도 우주비행의 탄소발자국이 대서양 횡단 여객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비슷하다고 설명했지만 이 또한 전문가들을 통해 반박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버진갤럭틱 등 우주 관광을 꿈꾸는 기업들은 지구에 스트레스를 주는 산업을 우주로 옮겨야 한다고 믿고 있다"라며 "그러나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환경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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