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한 시간 반 정도 올랐을까?해발 944미터 억산 정상이다(석골사2.8·운문산4.2·범봉2.6·팔풍재0.6킬로미터).동쪽 운문산 밑에 상운암이 동남방으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일찍 올라온 덕택에 이 산에 우리가 첫 손님, 하긴 석골사 입구에 8시 조금 지나 도착했으니 억산정상은 10시쯤이다. 억산의 조망은 건너편 암릉에서 보는 것이 훨씬 낫다.억산 정상은 탁 트인 조망이 일품바위에서 조심스레 내려오다 보니 쇠물푸레나무 한 무더기 뿌리째 넘어져 있다. 일으켜 세우다 힘이 부쳐 할 수 없이 지날 수밖에……. 절벽을 돌아 진달래 군락지 아래로 가파른 내리막길인데 나무계단이 놓여 덜 위험하다.팔풍재(석골사2.7·억산0.6·대비사2.6·운문산3.7·딱밭재1.9킬로미터)에서 한 시간 정도면 석골사, 대비사로 내려갈 수 있지만 우리는 동쪽 능선을 향해 내닫는다. 잠시 후 도착한 범봉은 해발 962미터로 억산보다 더 높지만 장중함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대비사(大悲寺) 절집에서 신록을 따라 40여 분 걸어갔다.길옆에는 병꽃, 부지깽이, 우산나물, 산초……. 모든 식물들이 새 잎을 틔우고 있다.바위 많은 계곡에 앉아 잠시 한숨 돌리고 집에서 가져온 물은 계곡물로 새로 채우는데 손이 시리고 가슴까지 시원하다.대자대비(大慈大悲)1)로 오르는 산지금부터 40분 더 올라야 하는 산이다. 바위 그늘에 감자 잎과 자리공을 섞은 듯한 검붉은 미치광이 꽃이 종 모양으로 밑을 보고 피었다.4∼5월 꽃이 아래로 처져 피고 독성이 강해 나물로 알고 잘못 먹으면 사람이나 산짐승들이 미친 듯 눈동자가 풀려 발작해 정신을 잃는다.미치광이풀, 어쩌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이름을 얻었을까? 광대작약, 미친풀이라고도 한다. 가지과의 이 식물은 동낭탕(東莨菪)이라 해서 뿌리줄기를 약으로 쓴다.신경통·관절염·간질·알코올수전증·종기·옴·버짐에 효과 있지만 주의해야 한다. 진통제 원료로 제약회사들이 마구 사들이는 바람에 멸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안녕하세요. 혹시 먹방으로 가는 길이 …….”“먹방은 모르겠는데, 바위가 시커먼 탄광 많은 쪽인가?”“바로 가면 물탕골인데요.”그렇구나. 심연동이 물탕골이니 그대로 가기로 했다.“예, 조심해 가세요.”어느덧 오후 2시. 청라동 갈림길이 나오고 토종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 나이 많은 소나무 군락지에서 송진 뺀 흔적을 또 본다.이 산에는 소나무를 비롯해서 느티·굴참·졸참·때죽·고로쇠나무들이 잘 자란다. 15분쯤 지나 먹방길(성주산 142 구조위치)을 찾으니 안심이 된다.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쉬면서 솔잎술 한 잔으로 긴장을 푼다.왼쪽 산 아래 위치를 가늠하면서 곧장 내려 감태나무와 신갈나무 밀림지대를 10여 분 헤매자 임도길이 나왔다.산 아래 마을이 빤히 보여 이젠 안심이 되지만 광산복구지대인 듯 돌마다 까맣다. 탄전지대(炭田地帶), 혹시 발을 잘못 디뎌 구덩이나 동굴에 빠질까 조심조심 내려간다.바위마다 온통 검은 마을,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12시 20분경 청주한씨 봉분 근처에서 눈을 한번 들어보니 멀리 산들마다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一望無際).산 위로 정상이 보이고 굽어보는 산길(林道)이 뱀처럼 산허리를 감고 구불구불 기어간다. 명산대찰이건만 어이해서 표지판은 이렇게 인색할까?지금부턴 아이젠도 없는 눈길이다.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지팡이를 겨우겨우 짚어가며 앞으로 가는데 차가운 눈바람까지 불어오니 악전고투 30여 분 왔다.성주산 장군봉을 지키는 1톤 오석눈길 구간을 지나 12시 50분, 김치만 넣고 굵게 둘둘 말아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갈림길에 드물던 팻말이 반갑다(심연동1.3·장군봉0.5·문봉산2.3km, 백운사는 거리 표시가 없다).산 정상으로 조금 더 오르니 소나무림이 아주 뛰어난데 몇몇 나무에 오래된 칼자국이 선명하다. 여기서도 송진을 탈취했는지 온통 브이(V)자로 훼손된 나무들마다 안쓰럽기 그지없다.드디어 오후 1시 15분, 무염선사와 같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성주산을 찾아 아침 9시경 대전에서 출발했으니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부여·백제휴게소에 잠시 들른 것 말고는 서부여 나들목으로 바로 나왔다. 사방의 산들은 아침 안개를 뒤집어쓰고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다.잘 드러내지 않지만 속 깊은 충청도. 부여군 외산면 아미산 마을이 고즈넉해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 한 장 찍는다.아늑한 산마을 도로에 차도 잘 다니지 않는 10시 30분, 보령 성주면사무소 근처에 성주사 터(聖住寺址). 성주산으로 들어가기 전 들판에 폐사지가 있는데 동서 200·남북으로 100m쯤 되는 큰 규모다.1월 10일 겨울날은 흐릴 뿐 견딜만한 날씨다.백제 병사의 원혼을 달래려 지은 절구산선문(九山禪門)의 백제 선종사찰인 성주사는 598년 세워진 오합사(烏合寺)가 전신인데 고구려 전쟁에서 죽은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660년 백제 멸망 후 호국 사찰로 이름값을 한 것이다. 후에 통일신라 태종무열왕의 차남인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멱시마을이 궁금해 여기저기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여러 번 수소문 끝에 온양민속박물관 견해1)는 이렇다.“옛날 강당골 위쪽에 8개 작은 마을이 있었다. 이곳엔 감나무가 많아 추석 전에 익어 맛있는 홍시가 되었다. 그런데 한쪽이 까만 색깔을 띠어 검은 감을 뜻하는 먹 묵(墨)자를 붙여 묵시(墨柿)라 했다가 나중에 멱시로 변한 듯한데, 이 일대 감 맛이 좋아 임금님께 진상하였다” 한다.또 다른 것은 짚이나 삼으로 엮어 만든 방한용 신발을 멱신이라 해서 멱시로 변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물 한 바가지 마시면 장군이 된다는데5분가량 내려가서 돌이 쌓인 샘터, 장군약수터다.옛날 어떤 사람이 산속을 헤매다 목이 마르고 배고파 죽을 지경이었는데 바위에 떨어지는 물을 받아먹었더니 장군처럼 씩씩해졌다 해서 장군약수터라 불렀다.한 바가지 마시고 장군이 되렷더니 물은 말라서 없다. 산딸나무 아래 평상이 놓였는데 여름철 텐트치고 야영하기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오후 5시에 아산시 배방면 중리 신창맹씨세거비(新昌1)孟氏世居碑) 옆에 있는 맹씨 행단이다.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 단(壇)이 있는 맹씨 집에는 회화나무도 300년 넘었다.행단(杏壇)은 은행나무가 있는 단(壇 땅을 돋아 약간 올라서게 만든 자리)인데 살구·앵두나무 등을 심은 데도 있다. 공자가 글을 가르치던 곳, 또는 향교나 학교를 가리키기도 한다.맹사성이 황희와 음풍농월하던 맹씨 행단산을 올려다보니 여기서 설화산까지 1.6km 거리다.원래 이곳은 고려 말 충신 최영 장군의 집이었는데 맹사성의 아버지가 이웃에 살았다. 어려서부터 총명했던 맹사성의 사람됨을 보고 장군은 그를 손녀사위로 삼고 집까지 물려주었다고 전한다.맹사성(孟思誠)은 고려 말·조선 초기의 재상. 세종 때 대제학(大提學)2)에 올라 황희와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 힘썼다. 시와 악기에 능숙했고 청백리로 효성도 지극했다. 연시조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를 남겼다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완연한 가을 오후의 햇살은 살갑다.아산 외암마을은 그래도 때가 덜 묻었다.매표소에는 지루하지 않을 만큼 줄을 섰는데 설화산 등산로 입구를 물으니 입장권 사지 말고 다리 건너 오른쪽으로 들어가라고 한다.표 값 2000원을 면제해 준 충청도 인심처럼 논둑길 너머 한 눈에 들어오는 설화산은 정겹게 서 있다.설화산, 인물이 많이 나 문필봉으로 불려노랗게 익은 가을 논에는 탈곡기 한대가 들녘을 굽어보고 고샅을 걸어가니 장대로 감 따는 아이들, 돌담에 빨간 잎을 늘인 담쟁이도 계절의 주인이다.산 아래 낮은 들판으로 갈대와 국화, 빨갛게 익은 감이 돌담과 어우러져 한 폭의 정다운 고향마을 그린 듯하다. 10월 3일 가을 햇살은 역시 시골길이 좋다.오후 3시 외암골(설화산정상2·외암마을0.9km). 외암마을은 설화산 남서쪽에 기와·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이루어진 아산의 민속마을이다.10여 분 걸어 정자를 지나고 이곳의 집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은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산중 연못에 비치는 하늘이 거울처럼 맑다.빨강·노랑·파랑, 온갖 색깔 나뭇잎 둥둥 떠다닌다. 물속을 한참 바라보니 파란 하늘에 나무들 깊게 빠져 있다.오후 1시, 단풍은 절정인데 비바람에 그만 다 떨어진다. 노린재·생강나무도 단풍 들고 깊은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엄나무 잎이 크다. 20여 분 지나 산마루 돌 위에 앉아 쉰다. 이렇게 붉을 수 있을까?삐죽삐죽 기암괴석의 외설악에 비해 내설악은 운치 있고, 깊고 단풍도 내공이 있다. 설악산 단풍은 역시 최고다. 숲은 낮인데도 어둡다.오세암에 남은 김시습, 한용운의 자취선덕여왕 시절 암자를 짓고 관음암이라 했는데 인조 때부터 오세암(五歲庵)으로 고쳐 불렀다.벌써 오후 2시. 고아가 된 조카를 절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하루는 겨울 준비로 스님은 길을 떠난다.산중에 혼자 있을 네 살짜리 아이를 위해 며칠 먹을 밥을 지어 놓고 법당의 관세음보살이 어머니처럼 보살펴 줄 것이라며 떠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설악산은 한가위 때부터 눈이 내려 하지 무렵 녹는다고 설산(雪山)·설뫼(雪嶽)·설봉산(雪峰山)·설화산(雪華山) 등으로 부르며 신성시했다.속초·양양·인제·고성에 걸쳐 있으며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백두대간 한계령·공룡능선·미시령을 중심으로 서쪽 인제 지역을 내설악, 동쪽 속초를 외설악, 오색지구를 남설악이라 한다.내설악은 완만한 내륙으로 땅이 두터워 숲이 무성하고 해양성 기후인 외설악은 경사가 급하지만 경관이 뛰어나 탐방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내설악에는 신라고찰 백담사, 지네가 줄을 갉아 먹는 것도 모르고 바위벽에 매달려 석이버섯을 따다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목숨을 구한 대승청년의 전설을 간직한 대승폭포가 있다.대승·와룡·유달·쌍폭포와 수렴동·가야동·구곡담 계곡, 동쪽의 외설악에는 울산바위·권금성·금강굴과 비룡·토왕성폭포·귀면암·와선대·비선대가 있는 천불동 계곡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내설악, 신라고찰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10월 9일 한글날, 금·토·일 연휴라 그런지 영동고속도로 정체가 심하다.새말 나들목 나갔다 국도로, 둔내로 진부 나들목으로 다시 들어와서 강릉휴게소에 쉬어가려니 날은 벌써 어둡다.가을 어둠은 왠지 가슴 설레게 하는 무엇이 있다. 정오 무렵 대구를 출발해서 양양 나들목으로 빠져나왔으니 6시간 반가량 걸린 셈이다.라디오에서는 한글날이라 박물관 유물 같은 “시나브로”를 말하는데 요즘엔 잘 쓰지도, 알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가을산마다 붉어지는 걸 어쩌랴? 시나브로 단풍이 든다.관동팔경 낙산사 의상대를 지나속초 대포항으로 가려다 낙산 해수욕장 입구에서 차가 막혀 더 이상 갈 수 없다.극심한 정체로 포기하고 낙산해수욕장으로 들어갔다. 불야성 이룬 해변을 몇 차례 돌다 저녁 7시 넘어 간신히 방을 잡았는데 7만 원이다.그것도 현찰로 받는다. 10만 원, 15만 원을 줘도 방이 없으니 그나마 싼 가격이다.고마운 건 식당에서 바가지 쓰지 말라고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11시 40분경 다시 선운사에 들러 동백나무 천연기념물 숲을 만난다.대웅전 뒤로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데 500년쯤 되겠다. 선운산 동백은 4월이면 홍등을 켠 듯 아름답다.동백 꽃말이 신중, 기다림, 고결한 사랑 등등 많기도 하지만 시들기 전 통째로 떨어지므로 나는 자존심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버리는 거룩한 꽃이라고 생각한다.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불린다. 선운사 동백은 춘백으로 키 5~6미터, 3~40센티 굵기인데 우리나라 최북단 군락지다.동백꽃 지면 상사화 피고 이어 꽃무릇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처서(處暑) 지나 찬바람이 불면 꽃무릇 붉은 꽃이 핀다.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만날 수 없는 애절한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으로 꽃이 지면 잎이 나온다.잎이 지고 꽃 피는 상사화와 헷갈리지만 꽃 무릇은 자줏빛인데 상사화는 연보라나 노란색이다. 꽃피는 시기도 상사화는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9시 넘어 가파른 365개 돌계단을 지나 내원궁(內院宮) 도솔천 맨 꼭대기까지 올라갔으나 바위 위로 못 가게 목책을 가로 쳐 놓았다.“…….”“멋대로 길을 함부로 막아놨어.”민중의 외침 일깨우는 마애불상궁시렁거리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또 만났다. 아래쪽에서 따라오던 노신사였다.그대로 갈 수 있지만 다시 도솔암으로 내려서서 휴게소 옆으로 올라간다. 천마봉0.4·낙조대1킬로미터 거리다. 소나무, 참나무, 층층·사람주·물푸레·산가막살·생강·팥배나무 하얀 꽃들……. 가파른 철 계단 지나 오르려니 힘들고 땀이 솟는다.건너편 마애불상의 윤곽이 더욱 또렷한데 민중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조정의 수탈과 외세에 저항하여 수운 최제우가 백성을 구제하려 창시한 민족종교가 동학이다. 천주교 서학의 반대다.수운이 잡히자 2대 교주 최시형은 태백산·평해·죽변1)·영해 등지에서 저항하며 불태워진 동경대전(한문 경전), 용담유사(서민 한글 교리서)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초파일 3일 연휴가 되어선지 고속도로에는 차들이 밀려 주차장이다.성산 나들목에서 내려 국도길 합천 묘산쪽을 달리면서 낯선 절집으로 올라간다.나지막한 산 아래 보상사(普祥寺), 평범한 사람들이 가기 좋은 곳, 절 입구에 정말 보통스러울 정도로 아늑하다.칠성각에 기와를 얹었을 뿐, 슬레이트집에 부처를 모셨는데 대웅전이다.연등 아래 촌부(村婦)들이 연신 굽실거리며 합장 한다. 공양간에는 사람들 몇 안 되지만 콩나물, 고사리, 시금치 무침을 곁들인 비빔밥이 시골 맛이다.입구에 자리잡은 천연기념물 송악절집을 나선 일행은 국도보다 못한 고속도로를 달려 광주, 장성, 고창으로 향한다.두 시간쯤 왔으니 해는 서산에 걸렸고 고인돌휴게소다. 선운사 입구에 연등이 주렁주렁 달렸고 초파일이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복분자, 산나물 파는 노점상이 줄줄이 난전1)을 폈는데 사투리가 정겹다.“고창 복분자네요~.”“머시(머위) 따서 솎은 것이여~”“…….”개울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어느 해 5월, 사람들이 많아 일행은 두 갈래로 나눠 우리는 평지인 상림 숲을 두고 최치원 길을 따라 오른다.뙤약볕에 날은 덥다. 읍내가 잘 보이는 곳,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 뚜렷한 한남군 묘다. 그냥 지날 수 없어 한 잔 올리고 간다.엄천강 새우섬에서 죽은 시신을 이곳으로 옮겨왔다.지조와 절개를 기려 휴천면 강기슭의 동네를 한남마을로 부른다. 햇볕이 내리쬐는 산길 찔레·아카시아·개망초 꽃이 하얗고 40여 분 만에 산불감시 초소, 읍내가 한눈에 들어 찔레향기도 코를 찌른다.한남군 묘 앞에서 한 잔 올리고산길은 어느덧 소나무 사이 파란 대병 연못을 보여준다.참 시원하다.1시간 넘게 걸려 물레방앗간에 이르니 그야말로 사람의 공교로움으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이다. 물레방아는 청나라 사신으로 다녀온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에 소개했는데 안의현감 시절 안심마을에 처음 물레방아를 만들었다.초록을 한껏 자랑하는 상림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오도재 방향으로 10분쯤 내려가니 산불무인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다.360도 회전되는 카메라는 사방 1만여 헥타르를 사무실 안에서 들여다 볼 수 있고 영상의 확대 분석도 가능하다.산불이 포착되면 초기 진화에 편리하지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지 못해 아쉽다. 오도재는 남해·하동의 해산물이 벽소령·장터목을 거쳐 오르던 통로였다.구불구불 엄천강 정겨운 다락논밭헬기장을 지나 갈림길(오도재0.8·견불동2.9·정산0.7킬로미터)인데 한참 방향을 헤아려 보다 견불동으로 내려선다.아직 남아있는 잔설과 나뭇잎을 밟으며 미끄러질까봐 조심해서 내려가는데 당단풍나무 이파리들은 그대로 달려 있다.오른쪽 나무 사이로 오도재 도로가 보인다.오후 2시경 나뭇잎에 감춰진 얼음을 모르고 꽈당 넘어졌다. 배낭을 짊어졌으니 망정이지 허리를 다칠 뻔 했다.능선길 오르락내리락 30분 가까이 걸으니 펑퍼짐한 바위가 반갑게 맞아주는데 대여섯은 앉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크기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함양 휴천면 문상마을은 오래된 느티나무가 지킨다.큰길에서 조금 더 오르니 아래로 탁 트여 눈앞을 가린 것 없고 산 중턱에 터를 잡아 살만한 곳이다.집집마다 아기자기한 마당이 좋다. 두부를 만드는 노부부에게 길을 물었더니,“조금 더 올라가. 건강에는 등산이 최고야.”“나도 산을 좋아했는데 관절염 수술을 했어.”허리를 겨우 펴며 조심해 다니라고 일러준다.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되살아난 숲11시경 등산로 입구다. 열병식 하듯 소나무는 줄을 섰고 2월 중순인데도 감태나무는 잎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봄을 기다린다.소나무 껍데기에 붙은 이끼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솔잎 쌓인 나무 밑으로 겨우내 푸른 잎을 달고 추위와 싸운 알록제비꽃이 대견스럽다.20분가량 오르니 시멘트 포장 임도 길이 가로 지르고 색깔 좋은 소나무 아래엔 씨를 뿌린 듯 어린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란다.마치 묘포장(苗圃場)을 방불케 하는데 그야말로 천연 갱신지(天然更新地)다.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다가오는 추석 연휴, 사랑하는 가족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라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여행박사가 추석에 떠나기 좋은 여행지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추천하고 연휴의 시작인 9월 21일 단 하루 출발하는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호주는 고층 빌딩 지대가 어우러진 시내와 광대한 자연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지니고 있다. 대표 도시인 시드니는 고풍스러운 골목과 세련미를 갖춘 고층 빌딩 지대의 독특한 매력을 볼 수 있는데 그중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시드니 항만에서 바라보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는 시드니의 시그니처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번잡한 시내에서 벗어나면 광대한 자연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도 많다. 아름다운 해안 도시 울릉공은 평화로운 바다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울릉공으로 가는 해안도로 ‘그랜드 퍼시픽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아름다운 경관은 덤으로 따라온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에서 산책길을 따라 산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청소년기의 여행이 인생과 역사를 바꾼다. 여행박사가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김재열 작가와 함께하는 ‘청소년그랜드투어’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청소년 시기의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여행을 통한 글로벌 경험으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낯선 경험을 접하면 변화에 대한 적응도 빨라지게 된다. 또한 책으로만 접하던 역사적 문화재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 걷고 보는 모든 것들이 배움 그 자체다.이번 청소년 투어는 세계여행 스토리텔러 김재열 작가와 함께 세계사의 중심을 향해 떠나는 10박 12일 교육여행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4개국을 돌며 여행과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돌아온다.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알프스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물의나라 베니스, 르네상스 천재들의 피렌체, 고대로마를 품은 도시 로마, 대영제국의 기상과 전통이 살아있는 영국을 돌아보며 단순한 여행이 아닌 김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시대가 변했다. 혼자 밥 먹는 혼밥, 혼자 술 마시는 혼술에 이어 이제는 혼자 여행하는 ‘혼행’이 대세다. 최근 1인 가구가 늘며 혼자 하는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혼자 떠나는 여행.여행박사가 지난 3년간 떠난 혼자 여행객의 여행 행태를 분석해본 결과 매년 1만여명이 넘는 고객이 혼자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중 20~30대 연령층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30대 젊은 층들에게 나 홀로 문화가 최신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과거 여럿이 몰려다니는 단체 생활보다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홀로족을 위한 소비패턴도 변모하고 혼밥, 혼술에 이어 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 마저 늘어나며 국내는 물론 해외 마저 1인 여행으로도 만족할 만한 여행지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혼행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는 단연 일본이 1위다. 전체 혼자 여행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