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해야할 판에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신화·EPA/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11/257058_157245_475.jpg)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중국 여행을 가서 호텔의 TV를 켜면 중국공영방송인 CCTV 어떤 채널에선가는 반드시 항일전쟁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야기의 핵심은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던 중일전쟁(1937~1945)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중국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올해는 중국이 말하는 소위 항일전쟁 승리 80년이 되는 해이기에 중앙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일본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중국 인민들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문화공작(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금년 8월에는 14년간의 중국 항일전쟁을 다룬 10부작 다큐멘터리 ‘승리(Victory)’와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악마의 해부부대(Evil Unbound)’라는 영화가 방영되었었고 9월에는 ‘산하의 증언(Mountains and Rivers Bearing Witness)’이라는 일본 침략 당시 저항하는 중국인의 모습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은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10년 주기의 큰 행사 때마다 반복되는 행사로 생존자들의 증언과 증거를 나열하며 역사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있는데 결국 이런 문화정책은 중국인들에게 일본에 대한 경계와 적개심을 고취시킬 목적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은 중일 전쟁 당시 많은 만행을 저질렀지만 특히 중화민국 중앙 정부가 위치하고 있던 난징(남경)을 점령했을 때는 중국인 30여만 명을 살해한 전쟁 범죄, ‘난징 대학살’을 저지르기도 하였다.
1985년 난징에 건립된 ‘난징대학살 희생자 기념관’은 일본제국 군대에 의해 희생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박물관으로서 연일 중국 전역에서 관광객과 학생들이 방문하여 전시물과 기록을 보며 일본의 만행에 분개하고 애국심을 불태우고 있다.
지금 이 난징에는 중국군 동부전구 육군 사령부가 위치하고 있고 육군대학, 지휘참모대학 등 군 관련 기관과 방위산업체들이 밀집되어 있으며 국방과 안보관련 중요 연구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뒤 중국의 강력한 항의와 함께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무역규제, 관광중지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으나 일본은 발언 철회는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중국에게 대만은 여러 지방 중에 하나이며 별도의 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일관되게 천명해 왔고 어느 국가이든 중국의 이런 방침을 비판하거나 반대할 경우에는 강력하게 항의하곤 했다.
물론 국제사회도 1971년 유엔 총회에서 중국을 유엔 내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하고 난 이후부터는 중국과 대만을 별도의 국가로 보지 않고 중국이 전체의 대표국가인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경계하는 미국 등 서방세계와 우방국들은 대만의 완전한 복속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중국 정부는 날카롭게 대응하며 시진핑 주석의 3기 집권이 끝나는 2027년 이전에 대만을 실질적으로 복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평화와 공존을 지향한다는 중국이면서도 대만의 독립에 대한 경계심은 심각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섬나라인 일본에게 있어 대만의 안전은 해상 통로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써 핵심적인 국가이익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일본으로서는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기에 상당한 갈등을 예상하면서도 일본 군대의 재무장을 연상시길 수 있는 발언을 했던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이렇게 심각한 갈등이 벌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가장 긴장해야 할 한국은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대체 한국이 믿는 구석은 무엇일까.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