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시인 이산하는 나의 대학 동기다.경희대 국문과 79학번. 본명은 이상백이다. 마른 몸매에 조금 작은 키. 그는 넉살이 좋았다.뭔 이야기를 그리도 좋아하는지 클래식이 나오는 경희다방에서 여러 명이 만나면, 늘 이산하가 이야기를 했다. 바슐라르, 니체, 말라르메, 랭보 등등. 그의 이야기는 두서가 없지만 좀 재미있기도 했고, 또 ‘뻥’이 심했지만 악의는 없었다.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뻥’을 쳐가며 이야기했던 거 같다. 지금은 작고한 박남철 시인, 박덕규, 이문재, 안재찬(류시화) 시인 등과 자주 어울렸던 것 같다.대학신문사 사람들과도 자주 놀았다. 이륭이란 필명으로 ‘시운동’ 동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사라졌다. 1982년이었다.내 기억이 아물거리지만 인가, 하는 지하신문을 만들고, 당시 안기부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잠수를 탔던 것으로 기억된다.잠수를 타면서 나온 게 그를 유명하게 한 시 「한라산」이다.
북리뷰, 책은 밥이다
하응백 문화에디터
2021.02.09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