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정책 후 금융주 사들인 외국인, 비상계엄 사태 후 순매도 전환
KB금융 -10%, 신한지주 -5.5%, 하나금융지주 -3.25% 등 줄줄이 하락
“기대 수익률 고려했을 때 최근 금융주 하락 과도하다”는 의견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로 국내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5일 국내 증시에서 금융주들이 동반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12/235720_133440_1613.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종목으로 분류됐던 금융주가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후 맥없이 주저앉았다.
갑작스러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금융주까지 던지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이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00원(10.06%) 하락한 8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뿐 아니라 신한지주(-5.50%), 하나금융지주(-3.25%), 우리금융지주(-3.77%)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업종별 등락률에서도 보험(-3.69%)과 금융업(-3.59%)의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비상계엄 사태로 후폭풍이 예상되던 전날에도 금융주는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상위 순매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750억원) ▲신한지주(650억원) ▲하나금융지주(480억원) ▲KB금융(470억원) ▲현대차(330억원)으로 금융주가 3개나 포함됐다.
증권업계는 외국인 투자자 매도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 중 하나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되돌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추진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낮아지는 배당 기대감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욕구를 키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마찬가지로 외국인 순매도 금액 상위 종목에 ▲삼성전자(3443억원) ▲KB금융(1433억원) ▲신한지주(582억원) ▲기아(253억원) ▲하나금융지주(245억원) 등 금융주 3개가 이름을 올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정책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업종”이라며 “순이자마진 하락에 따른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주환원 확대와 그에 따른 총주주수익률(TSR)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밸류업 기대가 순식간에 무너지게 됐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그 어떤 경제 상황과 규제 환경에서도 기존 예상대로 환원책이 이행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주체는 없을 것”이라며 “연중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을 원안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기업 공시의 책임, 증시의 국제 신뢰도 등을 고려하면 모든 것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비현실적”이라며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하락은 과도하기 때문에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큰 암초를 만났지만, 코리아 디스타운트 해소라는 금융당국의 목표는 불변의 영역”이라며 “밸류업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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