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한경협, 한국무역협회 '내년 전체 및 내년 초 수출 산업 관련 전망' 보고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정치적 불안정으로 수출 둔화 불가피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규모가 확정됨에 따라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한국의 최대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내년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제조업 및 수출이 내년 초 국제통상과 국내 정치적 불안정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부진과 고환율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의 주요 교역상대국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 수출 둔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무역협회가 22일 각각 발표한 '내년 전체 및 내년초 수출 산업 관련 전망' 보고서는 이같은 불안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의 한국경제 수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은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지수(PSI) 조사 결과 내년 1월 제조업 업황 PSI는 75로 12월 전망치 96보다 21포인트(P)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7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제조업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내년 1월 PSI 전망치는 12월 전망치(124)보다 무려 59P나 떨어진 65로 나타나 산업의 주춧돌인 반도체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이날 '2025년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지수(EBSI)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EBSI는 지난해 4분기 97.2에서 올해 1분기 116.0으로 급등, 기준선(100) 을 넘은 뒤 2분기 108.4, 3분기 103.4를 유지했지만 내년 1분기 전망치는 기준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10개 품목이 기준선을 밑돌아 내년 1분기 수출 여건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반도체 EBSI는 올해 1~4분기 103.4, 148.2, 124.2, 135.2 등으로 기준선을 크게 웃돌았지만 내년 1분기 전망치는 64.4로 내려앉았다.

철강 비철금속 제품(64.1), 의료정밀광학기기(74.8), 농수산물(77.7), 전기전자제품(85.3), 섬유의복제품(87.9), 기계류(91.9), 무선통신기기부품(94.0), 석유제품(98.9) 등 산업도 내년 1분기 수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분기 반도체 수출 둔화를 우려한 무역협회도 중국의 범용 D램 수출 증가로 경쟁이 심화하고 전방 산업 재고 증가 등 여파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협 역시 이날 매출액 1천대 기업 가운데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수출전망조사'에서 한국의 내년도 전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수출 증가율 전망치 2.2% 보다 낮은 수치로 이처럼 내년 수출 제조업의 부진 예상은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따른 파고가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수출 감소를 우려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이유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부진(39.7%),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 유가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11.1%)'  등을 꼽았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관세부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경협 설문에서 내년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으로 48.7%가 미국을 꼽았고 중국(42.7)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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