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창업주(왼쪽)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운데)가 소버린 AI 관련 논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인스타그램 캡처]
네이버 이해진 창업주(왼쪽)와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운데)가 소버린 AI 관련 논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퀘스트=박형일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네이버 이해진 창업주가 경영현장에 다시 복귀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올 3월 주총에서 이사회 멤버로 선임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이 창업주가 예정대로 복귀하면 지난 2017년 국내 스타트업 포럼에서 "이제 본인의 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밝히고 스스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무려 7년만이다

이 오랜 기간 동안 이 창업주는 글로벌투자 책임자(GIO)로서 해외사업에만 관여해 왔다. 국내검색포털 1위 사업자로서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라인사태 때 이 창업주의 메시지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특히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했을 때 이 창업주는 양국 정부 사이에서 극도로 몸을 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섣부르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손잡았다가 일본정부의 개입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소리도 나왔다. 

현재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경쟁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도권 경쟁은 점입가경이고, 점차 ‘쩐의 전쟁’으로 흐르고 있다. 네이버가 2023년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서비스(클로버X)를 런칭했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또한 딥시크로 대표되는 중국업체의 인공지능 패권경쟁 또한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공산당이 주도하고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체제다. 자금·고급인재·정부 정책 등이 잘 조합해서 이루어진다. 혁신의 새로운 중국판 모델을 이라고 할 수 있다. 저비용 딥시크 AI개발도 그러한 결과물인 셈이다. 

반면 국내 검색시장 1위인 네이버가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정치권 협조는커녕 압박이 거세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뉴스검색 서비스에 태클을 걸고 있다.

2017년 이 창업주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국회의원들의 호된 질책을 받는 곤욕을 치렀고 네이버는 뉴스검색 장사를 통해서 이윤만 챙겼다고 비윤리적인 기업으로 매도되기까지 했다. 

당시 이 창업주는 외국 검색서비스로부터 국내 검색시장을 지켜온 자존감이 한순간에 무너진 심정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자랑하는 지식공유서비스가 그동안의 노력은 무시된 채 한 순간에 영리적인 장사 속으로 평가 절하된 데 따른 억울함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네이버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 정부에서도 여지없이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기사제휴평가위원회 활동은 중지되었다.

여전히 정치권의 당파적인 관점 탓에 인터넷 서비스의 혁신성은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방송3사가 네이버만을 꼭 집어서 인공지능(AI)저작권 소송을 제기한 것도 그 저의가 의심스러운 일이다. 방송뉴스에 대한 댓가 요구가 그 배경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이 창업주가 경영에 복귀하기로 결심한 것은 국내1위 포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에 특화된 독자적인 인공지능(소버린AI)을 위해 그동안 은둔 경영에서 벗어나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관리형 전문경영인들이 지난 7년 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해 온 결과다. 

하지만 네이버와 협업해온 많은 기업이나 기업인들은 더 이상 네이버의 혁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창업주가 해야 할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이 사라진 네이버에 제2, 제3의 혁신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형일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박형일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지금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공지능(AI)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를 위해 경쟁기업과도 서슴지 않고 손을 잡는다.

경쟁의 영역과 한계가 없는 초경쟁·초협력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관리형 경영인으로는 넘기 어려운 파도다.

7년 공백을 넘어 이 창업주가 어떤 혁신과 리더십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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