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6/246508_146114_015.jpg)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어떤게 진정한 리더십인지, 그리고 오늘날 꼭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은 무수히도 많이 존재하지만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덕목을 꼽으라면 아마도 ‘솔선수범’이라는 단어가 꽤 상위에 위치하지 않을까 싶다.
‘솔선수범’이라는 단의 사전적 의미는 ‘남보다 앞장서서 행동하여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된다’라는 뜻으로 특히 ‘솔선’이라는 말은 한나라 초대 황제 ‘한 고조’가 건국 일등 공신 중 하나인 ‘주발’에게 봉지를 내렸으니 ‘솔선’하여 그 땅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통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특성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으므로 솔선수범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거울뉴런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누군가 같은 행동이나 몸짓, 단어를 구사하면 호감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고객과 유사한 행동이나 말을 했던 매장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훨씬 더 높은 매출과 서비스 만족도를 보였다는 등의 연구 결과에서도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오죽하면 여러 말이 섞여 있을 때 같은 모국어만 써도 호감을 느끼게 될까?
관리자가, 그리고 리더가 직원이 하는 일과 유사한 일을 한다면 부하직원들은 그 리더에게 공감과 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짚어봐야 할 부분은 위계질서에 관한 것이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상사의 지시에 대해서 따라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정해져 있다.
아무리 MZ세대들이 자신들의 주장이나 기분에 따라 회사생활을 한다고는 하더라도 세대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위계질서 속에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행동을 해야만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정보화 시대에 선사시대의 뇌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할 때,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해야지만 식량을 획득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본능을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가족관계에서도 그렇고, 기업 내에서도 그렇고, 더 나아가 국가라는 조직에 속해 있을 때도 본능적으로 적용된다.
그렇게 각자 맡은 바 역할을 하고, 명령이나 지시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한 인간은 나보다 높은 서열에 있는 사람이 나와 비슷한 일을 하고, 나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누구나 나이가 들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면 이제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쉬는 것을 상상하게 되는데 그렇지 않고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상관이 있다면 어떤 감정이 들까?
‘아, 저 정도 되는 사람도 열심히 하는데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게 인지상정이다.
셋째, 첫 번째로 설명했던 거울뉴런에 따른 공감과 유사한 사례이기도 한데,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재량권이 주어졌을 때는 주로 나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대부분 따라하게 된다.
이는 아이가 부모를 따라하고 학생이 선생을 따라하는 것과 유사하다.
내가 여기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할 때는 잘한 사람을 따라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직장에서 잘하는 사람은 동료보다는 같이 일하는 상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사를 따라하는 게 역시 가장 현명하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경찰에게 지역 순찰에 대한 재량권이 많이 주어졌을 때, 상관이 사전예방 차원에서 순찰을 열심히 돌면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그 상사 밑의 직원들 또한 사정예방 차원에서 순찰을 열심히 도는 패턴을 가진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사건이 터지고 사후관리 차원에서 순찰을 나가는 상사 밑의 경찰들은 역시 자기 상사와 같은 패턴으로 순찰을 돈다는 것도 물론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되어서 본인의 진심이야 어떻든 간에 이전 대통령이 ‘일을 안했다’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통령은 대조적으로 ‘일을 잘한다’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대통령실에 속한 공무원이 과로로 쓰러졌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일을 열심히 한다는 프레임으로 계속 봐야할까?
아니다.
새로운 대통령과 여당은 노동자의 인권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해온 쪽이다.
주 40시간 노동을 반드시 지키면서 노동시간을 이보다 더 줄이는 것까지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무턱대로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메시지를 던져야 할까?
역시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은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정확히 노동시간을 지키고 푹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 배려라 함은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업무시간과 비업무시간을 칼같이 지킨다는 행동을 솔선수범함으로써 부하직원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지금까지 대통령과 여당이 내세웠던 중요한 목표를 잘 지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리더가 잘 쉴 줄 알아야 부하도 잘 쉴 줄 안다.
그리고 그럴 때 일의 효율성은 극대화된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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