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도 에어컨 강하게 못 켜고
정상회담장서 북러 경호원 신경전
김일성 혹처럼 뒷목 부풀어 올라
‘움직이는 종합병동’ 관측도 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 국빈관 다오위타이(釣魚臺) 18호각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땀을 흘리며 지친 표정을 보였다. [사진=AFP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 국빈관 다오위타이(釣魚臺) 18호각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땀을 흘리며 지친 표정을 보였다. [사진=AFP연합]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경호원 사이에 에어컨 온도를 둘러싸고 몸싸움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푸틴의 경호원이 20도로 낮추려하자 북측 요원이 23도로 올리려 시도했고, 러시아 측이 결국 버티는 바람에 실내 온도의 주도권을 차지했다. 이 장면은 외신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상한 대목은 회담장인 국빈관 다오위타이(釣魚臺) 18호각에 자리한 김정은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의 목 뒤편은 땀에 흠뻑 젖어있었고, 인중 부분에도 물기가 맺혀 있었다.

김정은과 푸틴은 이날 중국 전승절 80주년 연회에 참석한 뒤 함께 푸틴 전용차량인 아우루스를 타고 회담장에 도착했다. 별로 땀을 쏟아낸 일이 없었지만 김정은은 달랐다.

최고지도자는 더워서 땀을 흘리는데 그의 경호원은 에어컨을 오히려 올리는 앞뒤가 맞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자 김정은의 건강에 뭔가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에어컨 바람에 민감한 그를 위해 경호원이 러시아 측과 작은 소동을 벌여야 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다.

41살 나이의 김정은이 이런 상태를 보였지만 73세의 푸틴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땀 한방을 보이지 않고 회담 내내 건강과 집중력을 발휘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전승절 군사퍼레이드를 보기위해 텐안먼(天安門) 망루 계단을 오를 때고 김정은은 버거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엔 통역을 도움을 받아 시진핑과 푸틴을 번갈아 가며 대화를 나눴지만 계단이 길어지자 곧 말수가 줄었다.

맨 위로 올라선 뒤에야 숨을 고르며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뙤약볕 속 VIP석에 앉은 김정은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겠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고 수행원이 연신 부채질을 하는 장면도 중국중앙TV(CCTV) 중계화면에 드러났다.

이런 장면은 모두 김정은이 북한 내에 머물렀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동선을 최고지도자에 맞춰 짜고, 화면편집 등을 통해 건강문제로 비춰질 수 있는 건 다 삭제할 것이란 점에서다.

유독 해외방문 길에서 김정은의 건강이상은 잘 드러난다. 과거 러시아 방문 때는 열차에서 내린 김정은을 향해 현지 매체의 기자가 방송 카메라를 들이댔고 마이크에는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가쁜 호흡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국가주석. 김일성은 뒷목에 큰 혹이 불거져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뉴스핌]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국가주석. 김일성은 뒷목에 큰 혹이 불거져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뉴스핌]

북한 관영TV의 화면에서도 미처 숨기지 못한 건강이상 징후는 포착된다.

한 달간의 강원도 해안지역 여름 휴양을 마치고 7월 말 평양으로 돌아온 김정은의 뒷목에서 이전보다 부풀어 오른 듯한 모습이 드러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6.15 전쟁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인 7월27일을 계기로 이뤄진 김정은의 잇단 공개 활동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만에 따른 현상일 뿐이란 견해도 제기하지만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뒷목에 큰 혹이 생겨 수술도 하지 못하고 고생한 전력이 있어 문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이 심장병 등 가족력에 따라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 모두 급성 심근경색으로 급사했는데, 최고의 의료진이 있었지만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정보원도 김정은이 30대 초반부터 당뇨와 비만 등의 질병을 앓아 왔으며 현재 140kg위 고도비만에도 불구하고 줄담배와 음주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움직이는 종합병동’이란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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