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 당위성과 추진전략
2권 : 국제사회 설득과 초당적 협력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이 기획하고 국내외 안보 전문가 13인이 집필한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블루앤노트·2025)가 출간됐다.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이 자주적 핵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외교적·정치적 해법을 집중 조명한 연구서이다.

2권으로 구성된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는 1권 ‘당위성과 추진전략에 이어 2권 ’국제사회 설득과 초당적 협력‘을 부제로 한국의 핵안보 전략을 국내와 국제사회를 향한 설득의 문제로 확장해 논의한다.

노병렬, 이창위, 심규상, 로버트 E. 켈리, 안드레이 란코프 등 국내외 학자 13인이 집필에 참여했다. 각 장은 다자 외교, 조약 해석, 국제법, 주요국 설득전략, 여론 추이 분석 등 분야별 전문적 접근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 굳이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으며 지난 한 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벌어진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 변화, 그리고 동아시아의 이중 핵위협 시나리오를 예로 들며 한국이 직면한 안보 현실의 복합성과 시급성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주한미군 재배치 논의, 국제법 해석 등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며 독자의 문제의식을 환기시킨다.

각 장에서는 한국의 핵무장 시나리오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경제제재의 강도와 지속 가능성,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비엔나 협약의 해석 가능성 등 실질적 전략이 다뤄진다.

특히 13장에서 제안된 ‘조약 이행정지’라는 개념은 NPT를 탈퇴하지 않고도 핵무장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한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주요국을 각각 설득하기 위한 외교 전략이 16장에서 21장에 걸쳐 구체적으로 분석되며, 후반부에서는 국내 여론 흐름과 정치적 리더십 모델, 그리고 초당적 협력 방안까지 통합적으로 제시된다.

프랑스 드골 대통령과 북유럽 정치협력 모델은 한국이 나아갈 실용적 참고점으로 제시된다.

이번 총서는 단순한 핵무장 찬반을 넘어, 한국이 처한 국제적 맥락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모색한다.

냉전사 연구의 권위자인 역사학자 존 루이스 개디스(John Lewis Gaddis)가 자신의 저서 ‘역사의 풍경(The Landscape of History)’에서 “운전자는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통해 지나온 궤적을 보면서 앞으로 나아간다”고 밝힌 것처럼 한국의 핵무장 문제 역시 지나온 궤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주변부 담론으로 치부되던 '핵자강' 논의는, 본서를 통해 중심 담론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제시받는다. 핵무장 여부를 떠나, 한국이 스스로의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주체적 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이론적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혁명적 변화는 반드시 주변부로부터 온다”라고 말했다. 이번 총서 2권에 담긴 저자들의 주장 역시 한때 한국사회에서 터부시되던 주변부의 소수담론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이 담론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설득력을 얻으며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머지않아 기존의 안보담론을 대체할 중심부의 주류담론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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