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연이은 방한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주요 관계자와 협업 논의
LG전자, 메타와 XR 기기 협업...기기 제조 역할 수행 예상
삼성전자, 구글 및 퀄컴 등과 XR 헤드셋 기기 개발 속도
XR 기기 3파전...메타-LG, 삼성-구글-퀄컴, 애플 등으로 압축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스마트폰' XR(확장현실) 기기 시장 선점을 위해 주요 생산업체들과의 합종연횡을 활발히 모색하며 '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빅테크 거물들이 연이어 방한해 LG전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전자 및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며 협업을 꾀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메타와 XR(확장현실) 기기 제조 및 콘텐츠 생산 부문에서 전략적 협업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 등과 함께 XR 헤드셋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게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장 선점에서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만큼,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사를 찾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10년만에 방한한 '메타' CEO 저커버그...LG전자와 'XR 사업' 동맹 구축
29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구 페이스북) CEO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LG전자와 XR 신사업 협업을 논의했다
LG전자 측에서는 조주완 CEO,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COO), 박형세 HE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날 회의에서 XR 헤드셋 기기(디바이스)와 더불어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 등 XR 시장에서의 핵심 요소들에 대한 협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장점을 합친 기술이다. 헤드셋 형태의 XR 기기를 착용하면 3차원으로 구성된 가상 현실에서 현실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
메타는 가장 먼저 XR 헤드셋 기기 개발에 나선 빅테크 기업이다. 지난 2014년 VR 헤드셋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약 2조6700억원)에 인수한 뒤 '퀘스트' 시리즈를 출시해오고 있다.
2022년까지 XR 기기 시장 점유율을 70% 차지했으나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과 일본 기업 '소니'의 시장 진출 등으로 현재 점유율은 40%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메타는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하락한 XR 기기 시장 점유율을 반등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LG전자의 우수한 제조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XR 기기의 불편한 착용감을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한다. 실제 애플이 지난 2일 출시한 XR 헤드셋 '비전프로'는 착용 이후 두통,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나타나며 대규모 반품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양사의 협업 진행시 LG전자가 제품 제조 등의 하드웨어를 맡고 메타가 소프트웨어 쪽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운영체제(OS)에서 LG전자의 '웹 OS'를 메타의 XR 기기에 탑재할 가능성도 나온다.
LG전자 측은 "자사가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 서비스와 메타의 플랫폼 생태계가 결합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XR 기기를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건설, 게임, 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확장현실을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기기 설계 및 기획, 제조,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빅테크 기업과 제조 기업간의 협업이 다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한국행...주목받는 '종합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만나 논의를 가졌다.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현재 메타가 개발 중인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3'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반도체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 1월에는 챗GPT의 창시자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은 후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회동을 갖기도 했다.
이와 같은 최근 빅테크 거물들의 연이은 한국행은 AI 시대를 맞아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 협업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생산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전문), 패키징 등 반도체 제작의 전 공정을 직접 진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인만큼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반도체 제조 설비가 특별히 없어 대만의 TSMC를 제외하면 사실상 그들이 자체 개발한 AI 칩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 퀄컴 등 동맹 기업과 XR 헤드셋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하드웨어 강자인 삼성전자가 칩셋과 운영체제 분야 최강자의 시너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출시는 아직 공개되진 않았으나, 애플 '비전 프로'의 국내 출시가 올 하반기나 내년 초로 전망되는 만큼 그 이전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폰' 등으로 양분돼 왔던 것처럼, 향후 XR 기기 시장이 메타+LG전자, 삼성+구글+퀄컴, 애플 등 3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세대 제품 활용 측면에 있어서는 분명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들이 많지만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며 "이용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휴대폰처럼 사용 가능할 수 있도록 먼저 기기 혁신을 끌어올리는 기업이 제품 선두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XR 기기가 아직까지 활용면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제품 개선에 따라서 점점 더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일상 변화에 막대한 변화를 미친 것처럼 먼저 기기 혁신을 이끌어내는 기업들이 XR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XR 기기 시장, 2026년 47조원...메타버스, 2030년 671조원
XR 기기의 활용도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의료, 건설, 게임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망치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XR 기기 시장 규모가 올해 182억달러(약 24조2800억원)에서 2026년 357억달러(약 47조6345억원)로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XR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메타버스) 시장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올해 744억달러(약 98조4312억원)에서 2030년 5078억달러(약 671조819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메타버스 이용률도 14.6%에서 39.7%까지 2.7배 수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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