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지방은행→시중은행 변경…사명 ‘iM뱅크’로 바꿀 예정
‘인터넷전문은행’과 ‘지역은행’ 장점 혼합해 경쟁력 확보하기로
4대 은행 등 기존 은행들이 운영 중인 시스템과 차별성 확보 관건
![최근 금융당국의 인가 결정으로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DGB대구은행이 '전국구 은행'으로써 어떠한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DGB대구은행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5/223700_118501_2340.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DGB대구은행(이하 대구은행)이 은행권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지역은행 혼합 강점을 내세워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미 기존 은행들도 고객 중심의 우수한 시스템을 갖춘 상황이기 때문에 차별성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대구은행(은행장 황병우)은 시중은행으로서의 비전으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를 선포했다.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형태의 은행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 직후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명칭은 주주총회를 거쳐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다만,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iM뱅크와 함께 ‘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해 지난 57년의 정체성을 지킬 계획”이라며 “이번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브랜드 위상 강화 등 은행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1967년 10월 국내 최초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은 그동안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 이유는 시중은행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특정 지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들은 해당 지명이 들어간 지역과 서울·전국 광역시·경기도 등 정해진 권역에서만 지점을 개설할 수 있다. 만약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전국에 지점을 열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대구은행의 영업점 현황을 보면 약 200곳 중 대구·경북이 아닌 곳에 설치된 지역은 서울 3곳, 인천 1곳, 경기 4곳, 대전 1곳, 부산 5곳, 울산 1곳 등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기존보다 공격적 영업을 펴칠 수 있어 거점지역에 한정된 영업망에 따른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영업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부동산 경기 등 특정 지역 경제 상황에 대한 의존도도 기존보다 훨씬 낮출 수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발판삼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관계형 금융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전국의 고객들에게 더 좋은 금리와 한도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중·저신용자가 은행권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포용금융 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소식이 발표된 후 은행권은 성공 여부 요인에 대해 ▲기존 4대 은행과의 규모 격차 해소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중소기업대출·포용금융 차별성 제시 등을 지목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과 총자산, 영업지점 수 등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대구은행 총자산은 약 79조원으로 400~500조원대에 이르는 4대 은행들과의 차이가 상당한 편이다.
영업지점 수도 출장소를 포함할 경우 198개로 4대 은행(500~700개 수준)과 비교했을 때 한참 적으며, 그마나 대부분 대구·경북 지역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시중은행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따라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인가 전환의 성공 여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전국 영업망 강화에 힘을 쏟다가 자칫 홈그라운드(대구·경북)에서의 이점을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은행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급격한 점포 확장보다 디지털 금융 강화와 더불어 전국 거점 점포와 기업영업지점장(PRM)제도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기존 은행들도 이미 수년 전부터 디지털 금융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인터넷은행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점 역시 대구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은행들이 앞 다퉈 디지털 금융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은행이 얼마나 차별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여기에 추가로 대형 시중은행과 동일한 신용등급(AAA)을 갖고 있는 대구은행이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저금리를 제시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신용등급이 같다는 것은 조달금리 비용이 동일하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초창기에는 기념 이벤트 형식으로 특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금리 상품을 오래 판매하는 것은 무리”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포용금융 강화에 대한 의지도 밝혔지만, 이마저도 ‘상생금융’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인터넷은행 모두가 진행하고 있는 내용으로 차별성을 기획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기념해 전국의 고객을 대상으로 ‘Re-Born Festival’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마케팅에는 고금리 특판 예적금, 은행권 최저금리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대안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등이 포함된다.
이와 더불어 가계 비대면 신용대출 금리감면, GLN해외간편결제 관련 수수료 전액 면제, 적립식 펀드 이벤트 등의 ‘고객 서비스 풀 패키지 상품’이 시중은행 전환 발표 후 사명 변경 발표 시기 등에 걸쳐 다양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황병우 은행장은 “지난 57년 동안 축적한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중소기업, 소상공인, 취약계층과 함께 다양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고객들이 ‘iM뱅크’라는 사명에 얼마나 친근감을 느낄지도 아직 알 수 없다”며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성공 여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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