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관리 위한 은행별 추가 금리 인상 이어져
증권업계에선 부동산 PF 관리로 인한 하반기 수익성 악화 우려
금융당국, 은행·증권사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철저한 대비 강조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건설경기 불황 여파로 부동산 PF 문제가 증권사 자본 건정성을 위협하면서 금융당국이 현장점검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출 및 부동산 PF 관련 컴퓨터 그래픽.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557_123290_3953.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최근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출 등 일부 경제 지표에서는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가계대출과 부동산 PF가 하반기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증권사들은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대손충당금 적립을 쌓는 등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먼저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출금리를 대부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금리를 0.2%포인트씩 모두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중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 금리를 0.2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영업점에 송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22일부터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포인트 올리기로 했으며, 해당 대출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과 연관된 상품이다.
앞서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 줄이면서 금리 인상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올린 이유는 상반기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3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15조5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불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 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 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한 서면·현장 점검을 다음 달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에 골치를 썩고 있다면 증권업계는 부동산 PF 문제로 하반기 수익성 악화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부동산 PF 관련 금융 익스포저 현황·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34조 2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55%로 2021년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증권사(17.6%)가 저축은행(11.3%), 여전사(5.3%) 등 다른 업권보다 연체율이 높았다.
특히 증권사 PF 채무보증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사에 비해 건전성 저하 속도가 급하기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 단기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상황을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도 증권업계에 부동산 PF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며, 손쉽게 돈을 버는 영업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달 초 16개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와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의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 투자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는 대형 증권사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훨씬 더 고민이 큰 과제”라며 “금융당국의 압박도 있지만, 증권사별로 부동산 PF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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