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일제히 2분기 영업손실 예상
NC, 2012년 2분기 이후 영업적자 기록 없어
MMORPG 인기 감소와 신작 흥행 부진 영향
하반기 신작 2종도 매출 반등에 영향 적어
![엔씨소프트가 2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거둘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R&D 센터 전경. [사진=엔씨소프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640_123382_4641.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엔씨소프트가 2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거둘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올 4분기까지 영업흑자를 유지할 것이란 앞선 예상과는 정반대의 평가다.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12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엔씨소프트로선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864억원, 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4%,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국내 증권사 역시 일제히 엔씨소프트의 적자 전망 보고를 쏟아내고 있다.
KB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손실로 각각 60억원, 63억원, 72억원을 예상한 상황이다. 대신증권 역시 영업손실 114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2년 2분기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48개분기간 단 한번의 영업손실을 거둔 적이 없다.
오히려 모바일 리니지 3종의 흥행을 바탕으로 2022년 1분기엔 매출액 7903억원, 영업이익 244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M'.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640_123384_4735.jpg)
증권가의 비관적인 전망에 업계 관계자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코로나19 이후 게임업계 전반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라고 해도 국내 게임사 맏형격인 엔씨소프트가 이같은 부진을 겪는 것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게임업계 전반으로 보면 2023년부터 조금씩 매출 하향세가 이뤄져왔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곳들에 비해 유독 엔씨소프트의 실적 감소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B씨 역시 "엔씨소프트가 다른 대형 게임사들에 비해 신작 출시가 뜸하긴 했어도 기존 게임들이 워낙 탄탄한 매출 수입 구조를 확보하고 있었기 떄문에 하향세가 와도 잘 버틸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지난 2년간의 부진은 단순히 업황 부진이라는 요인만이 아니라 엔씨소프트만의 특수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진 원인으로 엔씨소프트의 캐쉬카우(현금창출원) 장르인 MMORPG(대규모접속역할수행게임)의 국내 흥행 저하와 신작의 흥행 부진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독보적인 흥행을 거둔 이후 다른 게임사들이 리니지와 흡사한 게임들을 많이 출시하며 유저들의 게임 피로도가 증가했다"며 "더불어 1020 젊은 세대들의 MMORPG 유입이 감소한 것도 매출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지난 5개년 실적 흐름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국내 매출은 지난 2022년 1분기 5034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점점 감소한 끝에 올 1분기 2594억원까지 떨어졌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48.47%나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최근 내놓은 신작들이 감소 중인 기존 게임 매출을 메울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쓰론앤리버티(TL)'은 발매 전 기대치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쓰론앤리버티'의 국내 1분기 매출액을 5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같은 PC 게임인 리니지(243억원), 리니지2(235억원), 아이온(143억원)과 비교하면 신작이라는 이점에 비해 큰 흥행을 거두진 못한 상황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리니지 3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8% 하락한 2377억원으로 저조한 점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TL 매출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해 PC 매출도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 역시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퇴직비용 영향과 마케팅비의 증가로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스위칭 RPG(역할수행게임) '호연'을 비롯해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를 선보일 예정이나 매출 반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 B씨는 "호연이나 배틀크러쉬의 경우 장르 특성상 리니지와 다르게 과금구조(BM)를 설정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신작의 게임 내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BM을 통한 매출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폭발적인 매출 반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엔씨소프트 제공=뉴스퀘스트]](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640_123383_4718.jpg)
엔씨소프트는 포스트 리니지로 해석되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 출시와 글로벌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총 10종에 달하는 신작을 출시 목표로 하고 있다.
창사 이래 현재까지 서비스 중인 게임이 15종 안팎임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게임 장르 역시 절반 가량을 비 MMORPG로 채우며 변화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선화 KB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장르, 지역, 플랫폼 다양화를 통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2025년에는 트리플 A급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고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으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신작들은 기존 게임의 해외 확장뿐 아니라 신규 장르에 대한 도전의 성과를 보여준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경영상 체질 개선 작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25년부터는 차기작 출시와 더불어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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