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손태승 전(前)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 등으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 최초로 국정감사장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임 회장은 이번 부당대출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사퇴’보다는 내부통제 문화 혁신에 더욱 힘을 기울여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10일 임 회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과거 국무조정실장과 금융위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인 만큼 국회 질의답변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임 회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증인 선서를 이후 이어진 질의·답변 시간에 적극적인 자세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무위원회 국회의원들은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논란과 관련해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향후 내부통제 강화 방안으로 “그룹사 전 임원의 동의를 받아 친인척 신용정보를 등록시키겠다”며 “대출 취급 시 처리 지침을 마련하고 사후 적정성 검토도 엄격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을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자 한다”며 “위원회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윤리경영실도 만들어 감사 기능과 내부자 신고 제도를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여신 심사 관리 프로세스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여신 감리 조직을 격상시키고, 부적정 여신에 대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하고 이상거래를 전산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임 회장은 “결코 전임 회장을 비호하거나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할 이유도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현재 검찰 수사, 금감원 검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확한 사건의 실체와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에도 부당대출에 대한 정무위원들의 질타가 계속 이어지자 임 회장은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에서도 부당대출이 전방위적으로 발생한 것은 손태승 전 회장의 황제 경영이 막강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하며, 임기기간 동안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문화를 혁신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이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를 내부적으로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음지 문화를 없애지 않고는 바로 설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통제 방안을 최대한 신속히 시행하겠다”며 “절벽에 섰다는 심정으로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내부통제, 기업 문화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임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은 여러 은행이 합쳐지다 보니 통합은행 성격으로 일부 계파적인 문화가 잔존하고 있다”며 “향후 보험사를 인수하는 경우에도 계파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언급했다.

임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의 거취 압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신(新)관치’를 통해 임 회장의 거취를 압박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이복현 원장의 우리금융그룹에 관한 언급은 부당대출을 계기로 기업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의 각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임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그러나 지금은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문화 혁신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