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의 '고율관세 부과' 언급에 부담
현대차 관계자들 트럼프 보조관들과 접촉
정의선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 회동 성사 관심
"미국 새 행정부와 협력할 기회 환영"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뉴스퀘스트]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현대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위해 100만 달러(약 15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세를 위협하는 트럼프와의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대차 관계자들이 지난해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보좌관들을 접촉해 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대차의 기부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기부 행렬에 보조를 맞춘 행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전 세계 모든 국가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미국 내 생산공장이 있어도 외국산 부품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차량 제조사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 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나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이 크게 상실될 수 있고, 외국산 부품을 많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리서치 업체인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판매 차량의 16%가 멕시코에서 생산됐고 7%는 캐나다에서 수입됐다고 집계했다.

울프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부품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차량 판매 가격은 3000 달러(약 440만원) 인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에는 당선인 자택인 미 플로리다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참석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을 통해 전했다.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 취임식 전 며칠 동안 내각 임명자와의 리셉션, 트럼프와 멜라니아가 참석하는 '촛불 만찬' 등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대변인은 현지 외신에 "현대차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가진 새 행정부와 협력할 기회를 갖는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70만대 판매 돌파라는 사상 첫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70만829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 증가한 수치로,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첫 170만대 돌파이자, 최다 판매량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정부 보조금(IRA) 지급 대상에 포함된 전기차를 앞세워 현지 생산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판매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10월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를 양산 중에 있으며, 아이오닉 9 또한 이곳에서 생산 예정이다.

또 기아 EV6와 EV9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 각각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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