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이 싱가포르 주롱섬에 건설한 카리플렉스 의료용 라텍스 공장 전경. [사진=DL그룹]](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3/242268_141185_1824.jpg)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DL그룹 이해욱 회장의 친환경과 미래 사업 투자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 소형모듈원전(SMR)과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석유화학 분야에선 수익성 높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개발로 업황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을 결정하고 2023년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엑스에너지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12억 달러)과 함께 지속적인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작년 10월에는 아마존과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엑스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진행될 SMR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엑스에너지의 기술 상용화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DL이앤씨의 SMR 사업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DL이앤씨는 향후 엑스에너지와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협력하고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기회와 경쟁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성이 높아 DL이앤씨의 플랜트 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 설비(CCUS)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최근 주목을 받는 분야다. 2022년에 CCUS 및 친환경 수소사업 전문 회사인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하며 탈탄소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의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Genesis Fertilizers)와 비료 공장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FEED)를 맡으며, 카본코(CARBONCO)는 CCUS 기술에 대해 라이선스를 공급한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CCUS 기술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욱 회장은 석유화학사업에서도 고수익, 친환경 신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며, 이는 업황 악화에도 차별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DL케미칼은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별도 기준 1조8272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1조6064억원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불황에도 불구하고 19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9% 상승하는 실적을 거뒀다.
DL케미칼 호실적의 원동력은 그간 선제적으로 추진해온 제품 고부가화가 덕분이다. DL케미칼은 이미 수년 전 호황기 때부터 범용 중심 석유화학 사업은 향후 중국의 굴기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 구조를 개편해왔다.
2020년 세계 1위의 이소프렌 라텍스 기업인 카리플렉스를 인수했다. 카리플렉스 제품은 자극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 대비 불순물이 적고 투명도가 높아 수술용 장갑, 주사액 마개 등 고부가가치 의료용품 소재로 인기가 높다. 이어 2021년 9월에는 고부가 접착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디렉스 폴리머를 설립했다. 이어 22년 3월에는 SBC 시장의 글로벌 리더이자 세계 최대의 바이오케미칼 기업인 크레이튼의 인수를 완료하며 DL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합성고무, 친환경 접착소재 바이오케미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DL케미칼이 세계 1위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PB(폴리부텐) 역시 살반기에 판매량과 스프레드 모두 증가했다. DL케미칼은 지속적인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DL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 및 신성장,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통해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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