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연합뉴스]
지난 6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연합뉴스]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요새 가장 핫한 사람 중 하나는 백종원이다.

대통령 후보들이나 계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가장 많은 검색량을 보여주고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유튜브 콘텐츠라는 것이 한번 조회 수가 보장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달려들어 중복되는 내용을 콘텐츠로 만들기는 하지만 백종원 관련 콘텐츠는 만드는 것마다 새로운 의혹이 나온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기까지 하다.

그 동안 방송에서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 때로는 자영업자들을 카리스마 있게 끌고 갔던 이미지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이전과는 완전 상반된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사실 백종원의 논란은 그간 자기가 만들어왔던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가 거짓일 수 있다는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부분, 즉 사적 영역에서의 논란과 법적으로 제재받을 수 있는 공적 영역에서 논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그를 믿어왔고 존경해왔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부분이고 후자는 법적으로 책임으로 져야하는 부분이다.

현재 경찰에 따르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관련해 식품표시광고법·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총 14건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국내산 다시마’, ‘자연산 새우’라고 광고한 간편식 ‘덮죽’ 제품에 베트남산 양식 새우가 사용되고, 우리 농산물이라는 표현이 쓰여져 있는 고구마빵 원료 역시 중국산이라고 고발되면서 식품표시광고를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축제 등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사용한 대형 기구들이 식품을 조리하는데 쓰는 목적이 아니라 산업용이라는 점도 고발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혐의들은 공적인 영역에서 조사해서 법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 된다.

법 위반이 아닌 감정적인 영역, 신뢰를 저버린 영역은 이와 다르다.

우리 농산물 살린다고 계속 얘기하고, 지역 축제와 지역 우수 특산물을 꼭 살려야 한다는 게 그간 백대표의 주장이면서 방송에서 줄곧 강조한 바이다.

그리고, ‘골목식당’이라는 프로에 출연하면서 골목에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리고자 밤낮으로 노력하는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얼마 전까지만해도 백종원 대표를 지지하고 신뢰를 보내주었다.

그런데 실제 모습은 그게 아니다.

방송에서 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본인이 만든 햄은 일반 햄보다 돼지고기 함량이 적으면서도 가격을 꽤나 비싸게 책정했다.

우리 농가를 살리자면서 찜닭 밀키트에는 브라질산 닭을 사용했고, 지역 특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했다는 맥주에서 해당 성분의 함유량은 극히 미진했다.

골목식당에서 사람들에게 코치를 해줬던 진솔한 모습은 방송에서 포장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심지어 일부 음식의 레시피는 그대로 베껴서 자신의 제품에 사용했다.

지역 축제를 살리기 위해 개인을 희생하면서 뛰어다니는 줄 알았는데, 수의계약으로 엄청난 용역비와 광고료를 챙기고 있었다.

지면 관계상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논란이 양산되고 있는데, 이는 분명하게 본인이 방송을 통해서 드러냈던 자신의 모습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백종원 대표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성공한 사람, 혹은 성공했다고 스스로 믿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기의 본 모습을 드러낸 백 대표의 편향도 있고, 이를 방송으로 보고 판단했던 시청자들의 편향의 결과일 수도 있다.

우선 백 대표는 성공한 사람들, 혹은 성공했다고 스스로 믿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내세우는 주장과 관련된 것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그렇지 않은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배척을 한다.

골목식당을 비롯한 어떤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특정 요리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주장할 때, 이를 동조하는 (예를 들면 다른 MC) 사람들의 얘기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랜 요리 경험이 있는 식당 사장님의 반론에 대해서는 언성을 높여가면서 반대를 하고 바꿀 것을 강요한다.

실상 본인의 기업에서 그렇게 경영을 하면 언젠가는 큰 위기를 겪지만 백종원의 역할은 식당의 사장에게 비책을 알려주는 사람 아닌가?

즉, 백종원 대표의 비책을 사용했을 때 실패의 몫은 식당 사장이 되므로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

실제로 최근에 올라오는 골목식당에 나왔던 식당들의 후기를 보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그리고, 백대표는 심할 정도의 ‘경험 편향’을 가지고 있다.

쉽게 떠오르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른 상황도 비슷한 상황처럼 유추하게 되는 편향이다.

예를 들면 본인이 운영했던 가게에 손님이 많이 몰렸던 상황을 생각하면서 입지도 다르고, 메뉴도 다르고, 타겟 고객도 다른 음식점에게 본인과 똑같이 하면 성공한다고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경험 편향의 좋은 예이다.

역시, 이에 대한 성과와 실패는 오롯이 식당 사장의 몫이 된다.

사실 위에서 말한 편향은 백종원 대표 말고도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공통적인 편향이다.

다만, 백종원 대표의 경우는 방송과 결합해서 이미지가 더욱더 좋게 확대 생산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시청자들이 그 사람을 더 신뢰하였으므로 현재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서 더욱더 큰 실망을 느끼고 있다.

본인이 선량한 사람이 아니라, 이재에 밝은 기업인이라는 모습을 본의 아니게 보여주게 되었는데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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