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위원회 구성·사재출연 등 약속...'진심' 담긴 사태수습 필요
![상생위원회 준비 회의에 참석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더본코리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6/246027_145600_4421.jpg)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과 가맹점주님들의 발전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여러차례 사과에도 구설이 끊이지 않자, 지난달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 중단을 발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의 한 대목이다.
백종원은 왜, 어떻게 위기에 빠진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가 여러 활동을 하면서 주변과 대중에게 섣부르게 한 충고들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그의 높아진 위상 만큼 그의 '표리부동'한 행동이 더욱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월 ‘빽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찰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총 14건의 사건을 접수해 더본코리아를 수사 중이다.
논란이 거세지며 더본코리아 가맹점들의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고, 지난 2월 이후 주요 브랜드의 매출은 평균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 역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 당시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2배가량 높은 6만45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2일 2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백종원 대표는 직접 그의 말과 행동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사재 출연까지 약속하면서 사태해결에 나선 모양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일 가맹점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가맹점주 상생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관련 비용은 백 대표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이르면 이번주 안에 공시할 예정이다. 상생위는 가맹점주와 본사 임직원,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소상공인들에게 법률 자문을 해온 법무법인 덕수에 컨설팅을 의뢰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본사 차원의 자구책도 내놨는데,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빽다방·홍콩반점 등 2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더본코리아 6월 릴레이 할인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벤트는 6월 한달간 브랜드별로 요일에 맞춰 대표 메뉴를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방식이다. 모든 할인과 마케팅 비용은 본사에서 부담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5월에도 비슷한 방식의 통합 할인전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달 9일 본사에서 가맹점 상생지원금 규모를 기존 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올린 뒤 시행된 긴급 지원책의 하나다. 또한 더본코리아는 상생지원금을 로열티 면제, 식자재 가격 할인, 신제품 마케팅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비용은 오롯이 본사가 감당하기 때문에 추후 더본코리아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전체 매출 중 85%가 가맹사업에서 발생하는 만큼 본사의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라도 일단은 가맹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30일부터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백 대표 개인의 영상을 올리는 대신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게시되고 있다. 당장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단 가맹점에 집중해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백 대표에게는 더본코리아 가맹점 3293개를 살리고, 본사의 실적을 개선해 지난해 말 기준 8만5422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가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거두게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백 대표 자신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약 4년 동안 전국의 골목상권을 돌아다니며 자영업자들에게 했던 말을 되새기면 의외로 쉬운 해답이 보일수도 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최소한의 위생이나 기본 도구 관리는 알아야한다”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대충해서 나가면 그게 하루하루 쌓여 맛이 나도 모르게 변해버린다”
“욕심 안 부리고 꾸준하게 하면 된다.”
“초심만 잃지 않으면 된다”
지금은 백 대표 본인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자영업자들에게 한 말을 본인에게 되돌려주며 진심을 보여야 할 때다.
사재 출연으로 구성하는 상생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그리고 기업인 백종원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가 그의 진심을 확인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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