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대한 인식이 ‘불로소득’에서 ‘자산형성’ 수단으로 달라져
부동산에 집중됐던 투자금을 주식으로 전환할 계기 마련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주주가치 혁명, 지금부터 시작”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5000 빌드업’ 보고서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한국 증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08/250211_150007_288.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정부가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과세한다는 내용을 세법 개정안에 포함시킨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국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려왔던 투자 심리가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대로 주식으로 대전환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5000 빌드업’ 보고서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인한 효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했다.
기존 세법으로는 연 2000만원 이상 배당소득을 받을 경우 종합과세가 적용됐다. ‘부자’들에게 돈을 더 거둬들여 부의 형평성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지금과 같은 세법이 적용됐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내년부터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은 분리과세가 가능해진다. 이렇게 될 경우 세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배당기업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은 6~45%의 소득세 기본 세율로 과세하는 기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그보다 낮은 14~35% 세율로 분리과세될 예정이다.
배당·이자 등 금융 소득 기준 ▲연 2000만원 이하 투자자는 가장 낮은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투자자 20% ▲3억원 초과 투자자는 3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율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까지 한국 사회가 주식투자에 따르면 배당과 이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로소득’이었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닥에 깔려 있었기에 고율의 세금이 징벌적으로 부과됐다”며 “그러나 현 정부는 부동산에 쏠려 있는 돈을 자본시장으로 돌려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실현되면 이는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배당에 대한 인식이 불로소득에서 자산형성 수단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가계의 자산을 부동산 중심으로 형성하게 한 이유는 부동산이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낮고, 현금 수익률은 높고, 세금상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배당소득이 분리과세되면 가계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배분을 해오던 기존의 투자 방식을 벗어나 주식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국내 세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번 개정이 외국인 순매수를 유발하려면 기업의 배당 성향이 높아져야 한다“며 ”이번 세제 개편으로 기업의 자본 배분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세제 혜택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은 배당과 투자의 의사결정을 탄력적으로 바꿔왔다.
박 연구원은 이번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한국 주식시장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첫 번째 혁명은 1992년 저(低)PER(주가수익비율) 혁명이었고. 두 번째는 인터넷 버블이 붕괴되고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2001년부터 기업들이 부채를 줄이면서 시작된 ROE(자기자본이익률) 혁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 번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시작될 ‘주주가치 혁명’”이라며 “배당성향이 30%까지 높아지면 코스피 지수가 4382로, 35%까지 상승하면 5095로 목표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한국 자산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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