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형 前 서울대병원 교수, 20년 간 진행한 몸·뇌·마음 연구 결과 발표
실제 환자 사례 통해 현대인들의 여러 가지 정신 고충에 대한 해법 제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장, 심장, 피부, 척추 등 각종 명상법 소개
![감정시계 표지. [사진=쌤앤파커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510/254230_154256_5717.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현대인들은 불면·우울·폭식·무기력·번아웃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잦다. 직장·대인관계·경제적 문제를 비롯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부분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러한 감정 조절의 강박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마음의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하나로 엮은 책이 출간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감정시계’(Feel Clock)다.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출신으로 현재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강남점)을 맡고 있는 강도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20년 동안 만난 수많은 환자 사례를 바탕으로 이 책을 기획·저술했다.
그는 현대인이 감정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통제하고 억압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건 감정의 시간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감정의 시간성’을 느끼고, 조절이 아닌 조율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분이 나쁘면 마음가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나,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곧 마음을 단속하는 일이라고 믿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강도형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의료계에 따르면 아침 시간이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종일 설명할 수 없이 불안하거나, 별일도 없는데 며칠째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될 때는 이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현대인들이 꽤 많은 상태다.
저자는 감정이 의지력이나 사고의 결과물이 아니며, 몸이 만드는 ‘리듬의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은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10개의 장기와 그것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복잡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리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장은 세로토닌을 생산하고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감정의 근원지이며, 심장은 혈액의 펌프인 동시에 전기적 감정 신호의 송신소 역할을 한다.
또 피부는 감정을 세상과 연결하는 감각의 관문이고, 편도체와 해마는 감정을 저장하고 조율하는 기억의 중추로 이러한 모든 장기를 통해 인간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즉, 몸이 감정을 만들어내면 뇌는 이를 번역할 뿐이다.
예를 들어 장의 염증은 장뇌축을 통해 뇌에 영향을 미쳐 피로감이나 무기력으로 번역되고, 불규칙한 심장박동 패턴의 전기신호는 뇌간을 거쳐 감정 회로에 즉각적 반응을 유도한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짜증, 불안, 우울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파열된 생체리듬이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분노는 감정의 리듬이 급박해질 때 생기고, 우울은 리듬이 느려지고 침잠할 때, 불안은 지나치게 빠른 신호들이 제어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저자는 제1장(우울은 장에서 시작된다)에서 “그동안 진행했던 진료 경험상 마음의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장 기능에 문제를 안고 있다”며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장이 보내는 신호를 제때 인식하지 못한 채 무시하고 살아온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제3장(심장의 리듬이 마음을 불안하게 할 때)에서는 “심장은 감정의 메트로놈”이라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손을 스마트폰 대신 가슴에 얹어보기, 복식호흡을 하면서 심장이 어떤 박동을 보내고 있는지 감각해보기 등 하루의 리듬을 심장의 리듬으로 맞춰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제5장(척추를 세운다는 것의 철학)에서는 “척추는 감정을 지탱하고 주의력을 보존하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둥으로 여기가 무너지면 감정은 뭉개지고 주의력은 흩어진다”며 “뇌를 단련하는 것만큼이나 몸을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 챕터 마무리마다 ‘감정시계 ON’이라는 코너를 통해 ▲장 명상 ▲심장 명상 ▲피부 명상 ▲송과체 명상 ▲척추 명상 ▲편도체 명상 ▲해마 명상 ▲생식선 명상 ▲뇌간 명상 ▲섬엽 명상 등 신체별 명상법을 소개한 점도 주목된다.
이 책은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김대호 MBC 아나운서, 전인권 밴드 들국화 보컬, 명진스님(전 봉은사 주지스님), 김진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저자는 “처음 춤을 배울 때 리듬을 타지 못하고 뻣뻣한 동작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실패자’라거나, ‘춤의 노예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감정도 통제하거나 억제하기보다 먼저 감정의 리듬을 듣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우리가 소외시켜왔던 몸속의 태엽들에 말을 걸어야 하며, 질문하고, 느끼고, 상상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리듬은 회복된다”며 “감정은 누구도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의 리듬에 무지한 이들을 잠식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강도형 지음/쌤앤파커스/256페이지/값 1만8800원/출판 10월 15일/10월 13일 오후부터(교보, 예스, 알라딘) 예약 구매 신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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