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3분기 영업익 각각 91%·34%씩 급감
KT는 유심교체 비용 반영되는 4분기에 타격예상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신뢰 회복·실적 안정 노려

이동통신 3사.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어진 기자】 잇단 해킹 사태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센터(AI·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아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84억 원, 16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9%, 34.3% 감소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USIM)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지급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1348억 원 과징금이 반영되며 실적 충격이 커졌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약 600명(전체 인력의 5.7%)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1500억 원의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됐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3117억 원, 전년 대비 26.7%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KT는 3분기 영업이익 5382억 원(전년 대비 +16.0%)으로 비교적 선방했으나, 무단 소액결제 사태 관련 비용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KT는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 비용이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해킹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피해 사실을 자진 신고했지만, “명확한 침해 흔적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서버 폐기·OS 재설치 등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하나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통신업종은 해킹 사고 관련 비용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4분기 실적 추정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데이터센터 사업은 이통 3사 공통의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AI 수요 급증과 정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 지원 정책이 맞물리며 관련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498억 원, 전년 대비 53.8% 급증했다. SK C&C로부터 인수한 판교 데이터센터가 7월 본격 가동됐고, 정부 GPU 임차 사업 수주가 실적을 견인했다.

SK텔레콤은 SK그룹 및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7조 원 규모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는 “슈나이더·펭귄 솔루션·슈퍼마이크로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KT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2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했다. 

KT 관계자는 “공공 부문의 AI 클라우드 수요와 글로벌 고객 이용률이 늘고 있다”며 “신규 완공된 가산 AI 데이터센터가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총 수전용량 40MW, IT 용량 26MW 규모로, 국내 상업용 시설 중 처음으로 액체 냉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AI 연산 서버의 발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해 전력 효율을 30% 이상 개선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031억 원,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평촌 AI 데이터센터의 대형 고객 입주와 코람코자산신탁 보유 가산 데이터센터 위탁 운영 개시가 실적에 반영됐다.

안형균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그룹장은 “DBO(설계·구축·운영) 사업 확대로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하반기 큰 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사들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해킹 리스크로 흔들린 신뢰 회복과 실적 안정의 ‘양면 전략’으로 주목된다.

본업(통신요금·가입자) 의존도를 낮추고, AI·클라우드·GPU 인프라 중심의 B2B 모델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 3사는 해킹 리스크로 신뢰도가 흔들렸지만,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정부와 기업의 AI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라며 “AI 인프라가 통신사의 차세대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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