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는 사상 최대치 ...26조8000억 규모

주가가 하락하면서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주가가 하락하면서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로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반대매매를 당해 눈물을 흘리는 개미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달 거래일이 아직 일주일 남았음에도 월간 반대매매 누적액이 이미 2000억 원을 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5000피’ 희망속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빚투에 나섰다가 주가가 급락해 강제 주식매도를 당한 것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누적액은 2182억1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기준으로 올해 가장 큰 규모다.

일별로도 최고 기록이 대부분 11월에 몰렸다. 지난 7일 반대매매 금액은 380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고, 18일 331억 원, 6일 218억 원을 기록하며 종전 최고치였던 9월 29일 197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산 뒤 결제 기한 내 대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 가치가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 매도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최근처럼 급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선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 원금까지 잃을 위험이 커진다.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전날 종가보다 15~20% 낮은 가격에 팔아 치우기 때문이다.

문제는 빚투 규모가 계속 늘고 있어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빚투' 잔고는 연일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4일 26조433억원이었다가 20일에는 26조8471억원까지 치솟아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코로나19 유동성 장세에서 기록했던 최고치도 넘어섰으며 27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최근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레버리지(대출) 투자수요가 계속 느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버블 우려와 고환율,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우려가 12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무리해서 빚투에 나섰다간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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