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분석 시나리오, 이명희 고문 '연합' 합류땐 이사회까지 장악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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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28.24% vs 32.06%'

증권가가 분석한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 조원태 연합'과의 표 대결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이렇게 되면 조원태 회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연합(반 조원태 연합)'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3일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조현아, KCGI, 반도건설의 연합에 의해 조원태 회장이 이사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반 조원태 연합의 지분율은 32.06%인 반면 조원태 회장의 지분율은 28.14%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작년 주총처럼 경영진 안건에 찬성할 것으로 전제하고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조 회장의 소액주주 일부 포섭 여부 등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작년 주총 때와 비슷한 비율로 소액주주 지분(합산 30.46%)이 불참 13.14%, 연임 찬성 8.20%, 연임 반대 9.12%로 나뉘고 이명희 고문이 주총에 불참하게 되면 조원태 대표이사 연임안은 출석률 81.56%에 참석 주주 중 찬성 49.60%, 반대 50.40%로 부결(전체 발행주식 기준 찬성 40.46%, 반대 41.10%)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명희 고문(지분율 5.31%)이 반 조원태 연합에 합류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조원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 부결은 물론, '연합'이 최대 11명(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까지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한진칼 정관을 이용해 이사 6명을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조원태 회장 측이 지분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소액주주들로부터 지분 17.76%를 포섭하는 데 성공해 발행주식의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을 지키는 경우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명희 고문의 지분을 조 회장 측으로 넣어 계산한 뒤 "경영권 참여 의지가 없다고 밝힌 카카오의 지분을 조원태 측 지분에서 제외할 경우 양측의 지분 격차는 0.38%포인트에 불과하며, 기타주주 중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소액주주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은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자문기관들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KCGI의 우호지분으로 등장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라 KCGI 측에 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의 약점 보완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부각시킬 KCGI 측의 논리에 외부 자문기관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와 달리 자유로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소액주주의 경우 현재 경영진보다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주총에서 어느 한 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한진칼의 지분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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