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증권사 순이익 증가했지만, 증권사 규모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우려
금융당국, 증권업계 영업 관행 변경 요구하면서 압박 수위 높여
![2분기 들어 한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관리 여파로 증권사 규모별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 관련 컴퓨터그래픽. [사진=연합뉴스]](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7/227096_122708_3758.jpg)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주요국들에 비해 주춤했던 한국 증시가 2분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증시 활황 효과로 순이익 증가를 기대하는 목소리보다 “증시조차 불황을 겪으면 어쩔 뻔 했나”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한국 경제의 위험요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지목하면서 증권업계에 충당금 적립 등 철저한 대비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올 한해 전체 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올해 1분기 증권사 60개사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총 2조 514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1506억원) 대비 3635억원(16.9%) 증가했다.
거래 활성화로 수수료 수익이 3조 217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조 7766억원)보다 4410억원(15.9%) 늘었고, 수탁수수료도 2635억원(9.4%) 증가한 1조 62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전체 증권사의 순이익 규모를 합친 규모일 뿐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수익성 관련 ‘체감 온도’는 매우 차이가 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기 때문에 중소형 증권사도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러나 부동산 PF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추가 적립금을 쌓게 될 경우 수익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는데 그나마 최근 국내 증시 활황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동일한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경우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가 갖는 부담 차이는 상당하다”며 “금융당국 정책에 발맞추다보면 올 한해 전체 수익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도 1분기 증권사 실적이 영업부문 전반에 걸쳐 개선됐지만, 고금리·물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본격화로 인해 향후 수익성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달 초 16개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손쉽게’ 돈을 버는 영업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한국판 엔비디아가 발굴되려면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의 영업 관행이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 투자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기존의 부동산 PF에 대규모 운영자금을 돌려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로 ‘기업 밸류업’에 동참해달라고 밝힌 셈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좋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증권 업종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부동산 PF 업황 개선과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부동산 PF 업황 정상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3분기의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에도 과거의 부동산 PF 주관수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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