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및 인공지능 수익화 우려에 대한 시장 판단 작용 영향 커
'블랙웰' 디자인 결함인정, 수율개선 위해 마스크 변경...출시일 변함없어
기존 GPU '호퍼', 수요 여전히 강해...내년 하반기에 출하 늘어날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블랙웰' 양산 및 수요에 지장이 없음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황 CEO.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블랙웰' 양산 및 수요에 지장이 없음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황 CEO.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엔비디아가 분기 최대 매출인 300억4000만 달러(약 40조170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92% 하락하는 등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앞서 3분기 연속 200%대 성장을 보인 것과 비교해 성장이 둔화되고 '인공지능(AI) 수익화' 우려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는 최근 생산 지연 논란이 불거진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블랙웰'을 4분기 그대로 양산하며 3분기에도 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2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자사의 AI 사업 전략과 신제품 출시 계획 등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700억원), 0.68달러(90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총이익률은 75.7%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분기 매출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2%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데이터센터 263억달러(약 35억1300억원), 게임 29억달러(약 3조8700억원), 전문 시각화 4억5400만달러(약 6000억원), 자동차 및 로봇 부문 3억4600만달러(약 460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은 325억달러(약 46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 대비 2.1% 하락한 125.61달러에 마감했다. 시간 외에서는 6.92% 하락한 116.9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가 하락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앞선 3개분기 대비 둔화한 성장 폭 ▲블랙웰 생산지연 논란 ▲AI 수익화 우려 등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컨센서스인 75.5% 대비 소폭 하회했다"며 "회사의 하반기 전망이 과도하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차세대 AI칩 '블랙웰' 생산 지연에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었고, 실적 서프라이즈 폭이 다시 한번 좁아진 영향"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급락에 글로벌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슈퍼 마이크로(-6.58%), AMD(-3.76%), TSMC(-3.13%), 퀄컴(-1.23%), Arm(-3.27%), 마이크론(-3.12%)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2시 40분 기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2300원(-3.01%) 하락한 7만4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9900원(-5.52%) 하락한 16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700억원), 0.68달러(90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총이익률은 75.7%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분기 매출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2%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700억원), 0.68달러(90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총이익률은 75.7%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분기 매출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2%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5일 주요 외신 등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공개한 '블랙웰'이 설계상의 결함으로 생산 일정이 내년 1분기까지 늦어질 것이란 보도를 잇따라 내놨다.

문제가 된 GB200은 블랙웰 시리즈 중 최고 성능 제품으로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다.

블랙웰은 두 개의 칩을 하나의 GPU로 합친 형태다. 약 1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기존에는 90일 동안 8000개의 그래픽처리장치를 15메가와트(㎿)의 전력으로 돌려야 한다.

하지만 블랙웰을 통해 같은 기간 2000개의 그래픽처리장치와 4메가와트(㎿)만 있으면 된다.

엔비디아 측은 이날 블랙웰의 디자인 결함을 인정하고 생산 수율 개선을 위해 마스크(Mask)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마스크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실리콘에 회로 패턴을 새기기 위해 쓰이는 유리판이다.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엔디비아는 블랙웰의 출시는 4분기 그대로 진행되며 수십억달러의 추가 매출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황 CEO는 "현재 샘플칩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며 기능적 변경이 필요 없다"며 "(블랙웰) 생산 및 출하에 따라 수십억달러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수익화 우려에 대해서는 "생성형 AI가 나아가는 방향은 매우 다양하고 실제로 모멘텀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엔비디아 인프라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즉시 수익을 얻고 있다. 미래에는 모든 데이터센터에 GPU가 탑재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블랙웰의 생산 가속은 4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며 예상 매출은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AI칩인 호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며 내년 하반기에 출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2분기 연속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이 성장하며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전체 데이터센터 매출의 비율로 보면 (중국 시장은) 수출 규제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중국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블랙웰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3대 클라우드에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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