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SK하이닉스 26만원→12만원, 삼성전자 10만5000원→7만6000원으로 ↓
3개월 전 ‘강력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돌연 투자의견 변경
인공지능 산업 수요 무시한 과도한 비관론이라는 분석 지배적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54%)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27%)으로 크게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54%)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27%)으로 크게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미국의 빅컷(대폭 금리인하)호재를 모건스탠리 보고서 하나가 모두 집어 삼켰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빅컷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힘없이 흘러내렸다.

일본 등 주요국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흐름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모건스탠리의 한국 반도체업체에 대한 비관적인 분석은 과도한 평가로 ‘K-반도체 흔들기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54%)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27%)으로 크게 낮췄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투자 의견에 대해 기존 ‘비율 확대’(overweight)에서 ‘비율 축소’(underweight)로 두 단계를 낮췄는데 이는 사실상 ‘매도’ 의견과 다름없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모건스탠리는 일반 D램은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공급 과잉이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여기에 추가로 반도체 사이클 하반기에는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저가 매수’(buy the dip) 전략도 유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는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만4500원(-8.78%) 하락한 14만8300원에 거래되면서 15만원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도 1800원(-2.80%) 내린 6만2600원에 거래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인 지난 2021년 8월에도 ‘메모리 반도체, 겨울이 온다’(Memory, winter is coming)보고서로 업황 악화를 우려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는데 이번에 또 비슷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낸 셈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고려해 공급량 조절 등 적절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낸 모건스탠리도 불과 3개월 전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히 아직 인공지능 시장의 거품론에 대한 논란이 종지부를 찍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 전망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HBM의 경우 주문을 받은 뒤 생산하기에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 자체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올해 개최한 두 차례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HBM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 동안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다 소폭 하락마감했지만 19일 나스닥선물은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오전 10시 50분 현재 2.2%나 급등해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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